검찰, 오너 일가 '정조준' 수사 압박…롯데가 가족싸움으로 번져
구속된 '이복누나' 신영자 이사장 "내가 왜…"
선 긋는 롯데·이용하는 신동주…가족싸움으로 '총체적난국'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오너 일가를 '정조준'한 가운데 정작 뭉쳐야할 오너 일가가 완전히 와해된 모양새다. 최근 구속 수감된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구속 결정에 항의하고 나섰고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이복누나의 구속을 경영권분쟁에 이용하는 등 '가족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대대적인 롯데그룹 수사에 나선 검찰은 신 이사장 구속에 이어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빈 회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고 롯데케미칼 재무이사를 구속기소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수사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그룹 관계자가 재판에 넘겨진 것은 물론, 오너 일가 구속도 수사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검찰이 롯데 오너 일가를 정조준하고 롯데를 더욱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외부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롯데지만 가족 싸움으로 내부마저 멍들고 있다. 신 이사장이 구속됐지만 롯데 측은 "개인 비리"라며 선을 그었고 신 회장도 신 이사장의 혐의와 수사 내용 등에 대해 "몰랐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은 신 이사장의 구속이 롯데의 경영문제를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중대한 사태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신 회장과 경영권분쟁을 지속하고 있는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과 롯데에 대한 문제 지적에 현재 수사 상황을 적극 이용한 것이다.
검찰 수사에 심한 타격을 입은 롯데이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영권분쟁이 내부적인 화를 만들어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신 총괄회장이 각별히 아꼈던 것으로 알려진 신 이사장은 신 총괄회장과 첫번째 한국인 부인인 고 노순화 씨 사이의 장녀다. 신 총괄회장의 일본인 부인인 시게미쓰 하츠코 씨 아들인 신 전 부회장, 신 회장에게는 이복 누나다.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의 경영권분쟁이 극으로 치달았던 지난해에는 신 이사장이 신 회장 편에 서는 모습을 보였다. 진행 중인 신 총괄회장 성년후견인 지정 개시 소송에서도 신 회장과 뜻을 나란히 했다.
하지만 롯데 측이 신 이사장의 구속을 그룹과 관련 없는 일로 선을 그은 데다 주요 로펌 변호사 수십명을 선임한 롯데와 달리 신 이사장은 개인 변호사가 변호를 맡고 있어 업계 사이에서는 사실상 신 이사장이 상당 부분 책임지는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하려는 의도가 아니겠냐는 억측까지 나온 바 있다.
여기에 최근 일본롯데홀딩스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3연패로 '대패'한 신 전 부회장이 신 이사장의 구속을 활용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려고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롯데의 문제를 들춰내 신 회장의 지지도를 떨어뜨리고 자신의 경영권을 되찾으려는 모양새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이 자신을 후계자로 임명했다며 경영권분쟁의 근거로 들었다.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에 대한 문제가 지적되자 건강 이상이 없음을 강조해왔지만 최근에는 돌연 신 총괄회장 복용 약 리스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신 전 부회장 측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치매 예방·치료 기능이 있는 약을 복용해왔다.
신 전 부회장이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은 물론 누나 신 이사장의 상황을 자신의 '구미'에 맞게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롯데에 대한 국민 여론은 점점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 상에서는 "돈 때문에 형제간의 예의를 무시하는걸까" "한 때는 형, 형 하고 같이 놀았을 때도 있었겠지" "재벌 자제들 재산싸움 많이 봤지만 가장 처절하다" "누나 구속에 찬스를 잡겠다는 건가" 등 오너 일가 싸움을 비판하는 글이 오르고 있다.
이처럼 엄중한 검찰 수사 상황에 이어 내부적인 가족 싸움까지 벌어지면서 수사가 마무리 되더라도 롯데가 입은 이미지 타격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검찰 수사를 받은 기업은 여럿 있지만 이처럼 안팎으로 어지러운 기업은 이례적"이라며 "뭉쳐도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까 말까인데 가족이 와해되다보니 롯데 전체가 이중고를 겪고 있는 꼴"이라고 설명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