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신격호·동빈 부자 출국금지…수사 박차
경영권 분쟁 후 경영정상화 꾀한 신동빈, 대응책은?
검찰, 신격호·동빈 부자 출국금지…수사 박차
경영권 분쟁 후 경영정상화 꾀한 신동빈, 대응책은?
검찰이 연일 롯데그룹에 대한 고강도 수사를 이어가는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출국금지까지 내려졌다. 경영권분쟁이라는 위기에서도 과감한 행보로 경영정상화를 꾀해왔던 신 회장의 노력은 상당부분 '무용지물'이 됐지만 엄중한 '그룹 최대 위기'에 어떤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검찰이 이날 신 회장, 신 총괄회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두 사람은 횡령·배임, 비자금 조성, 일감 몰아주기 등 여러가지 비리 의혹의 피의자 신분이지만 출국금지 대상에선 제외됐었다.
이에 따라 이번 조치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구속을 시작으로 오너 일가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려는 검찰의 의도를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가운데 신 회장은 주요회의나 외부일정에 일절 참석하지 않은 채 집무실에만 머물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정상 출근해 업무를 보고 있지만 회의나 일정에는 참석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최근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 지난 3일 입국 당시에도 짤막한 대답만 남기고 황급히 자리를 떴으며 4일 첫 공식 출근 당시에는 쏟아지는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현재는 외부 일정을 완전히 차단하고 수사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검찰 수사 중이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라도 언론에 노출되는 것이 옳은 일은 아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업계 사이에서는 출국금지로 인해 수사 압박을 더욱 받을 신 회장이 그룹 최대 위기 '탈출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 회장이 위기를 맞은 것은 이번에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분쟁에서 시작된 '기업 국적 논란', '지배구조 불투명성 논란' 등에 직면했다.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과는 만남조차 어려워졌다.
하지만 당시 신 회장은 과감한 경영행보로 '원 리더 롯데'를 구축해가기 시작했다. 신 전 부회장과의 3번의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승리하고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하는 한편 경영투명성 개선 등의 안건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특히 경영권분쟁 촉발 직후 이뤄진 신 회장의 대국민사과는 일부 참모진의 만류에도 직접 결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상황 보고를 받은 즉시 대국민 사과를 결정했고 반대하는 목소리에도 직접 사과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외에도 신 회장은 국적논란이 일자 "롯데그룹은 한국 기업"이라고 단언하며 인터뷰 등에서 한국어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또 다른 롯데 관계자는 "일본롯데도 신 회장이 맡은 이후 의사결정이 빨라졌고 투자 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신 전 부회장이 맡고 있던 일본 롯데에서도 신 회장에 대한 지지세력이 공고해진 이유라는 설명이다.
이처럼 신 회장이 과감한 행보로 경영 정상화를 이룩해내기 위해 1년여간 노력해왔지만 이번 검찰 수사로 상당부분 노력이 무색해진 상황이다. 호텔롯데 상장은 사실상 무산됐고 경영권분쟁 여파로 특허심사에서 탈락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 재획득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업계 사이에서는 신 회장이 이번에는 어떤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을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영자 이사장과 선을 그으면서 롯데와 분리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이기는 했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이 지속적으로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미치고 있고 검찰 수사도 탄력을 받은 것으로 보여 앞으로 신 회장이 내놓을 대응책이 궁금해진다"며 "기업 내부 문제가 아니라 검찰 수사다 보니 지금까지의 행보로는 추측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