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이주영과 그외 당권 도전예상자들의 묘한 인연


입력 2016.07.05 10:41 수정 2016.07.05 10:44        문대현 기자

2015년 원내대표 경선 함께했던 홍문종, 원유철 그리고 유승민

지난해 2월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유승민, 이주영 원내대표 후보와 원유철, 홍문종 정책위의장 후보가 김무성 대표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누리당 8.9 전당대회에 이주영 의원이 출사표를 낸 가운데 그와 나머지 출마 예상자들 간 인연이 흥미롭다. 지난 2015년 원내대표 경선에 이어 리턴 매치를 펼치게 된 관계도 있는 반면, 당시 러닝메이트로 호흡을 맞췄지만 이제는 서로를 향해 화살을 겨누게 된 관계도 있다.

5선의 이 의원은 지난 3일 여의도 당사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 순간 이순신 장군의 헌신과 애국, 그리고 희생정신을 생각한다. 단 12척의 배로 130척이 넘는 거대 왜군 함대를 물리친 그의 용기와 승리는 어디에서 나왔나. 바로 자신을 버린 헌신과 희생정신"이라며 "당대표의 첫 과제는 무신불립이라 생각한다"고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박근혜 정부에서(2014.3~12)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이력으로 '친박'이라는 칭호를 얻은 그는 "내가 당대표가 되는 순간부터는 친박이니 비박이니 하는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고 믿고 그렇게 해 나갈 것"이라며 "전당대회 앞에 이렇게 계파의 프레임에 가두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7일 김용태 의원이 맨 먼저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이 의원이 출마를 선언 하면서 현재까지(4일 기준) 공식적으로 당권 쟁취에 뛰어든 인물은 두 사람으로 늘게 됐다.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다. 이들을 포함해 현재 언론에 알려진 예비 주자들은 10명에 가깝다.

친박에서는 이정현, 홍문종, 원유철 의원의 출마가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또한 최경환 의원의 경우 아직 확실하게 알려진 바 없지만 가장 관심이 모아지는 인물이다. 그의 출마 여부에 따라서 친박계의 표가 결집될 지, 분산될 지 나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비박에서는 정병국 의원이 이미 마음을 굳힌 상태다. 정 의원은 오는 10일 당사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에 비해 세가 크지 않은 비박이지만 이미 출마를 선언한 김 의원이 정 의원과 단일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어 표가 하나로 모아지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비박의 변수는 유승민 의원이다. '뜨거운 감자'인 그가 당권에 도전한다면 전대의 구도가 요동칠 거란 것은 누구나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일이다.

이주영과 홍문종, 그리고 유승민과 원유철

다양한 후보들이 저마다의 이력을 갖고 당권을 쟁취하기 위해 나선 가운데 이 의원과 일부 출마 예상자들의 관계가 눈에 띈다. 2015년 2월, 이완구 전 원내대표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공석이 된 원내대표를 뽑는 경선 때를 떠올려 보면 흥미롭다.

당시 이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에 뛰어들었다. 19대 국회에서만 네번째 원내대표 도전이었다. 경선은 정책위의장과 러닝메이트제로 치러지는 만큼 원내대표 후보 만큼 정책위의장 후보에도 관심이 쏠렸다. 이 의원은 출마 선언을 하며 "정책위의장은 민감한 사항이기 때문에 나중에 확정되면 말씀 드리도록 하겠다"고 물러섰다.

이후 확인된 그의 선택은 앞서 사무총장을 지낸 3선의 친박계 홍문종 의원이었다. 두 사람은 '박심'을 바탕으로 청와대와의 협업을 강조하며 같은 길을 걸었다. 당시엔 부드러운 편인 이 의원이 강성으로 불리는 홍 의원과 함께 가는 것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친박이라는 타이틀이 그들을 하나로 묶었고 그렇게 원 팀(One Team)이 됐다.

그러나 이번 전대에서 홍 의원 역시 출마가 강력히 점쳐지면서 과거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변하게 됐다. 이 의원이 단일화는 없다는 의사를 밝힌 터라 의원들의 표심, 특히 친박계의 표심을 얻기 위해 치열한 물밑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재밌는 관계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당시 이 의원의 맞상대였던 유승민 의원과 그의 러닝메이트였던 원유철 의원 모두 전대 출마자로 거론되고 있다.

'원박(원조 친박)'이었던 유 의원은 경선 무렵 '청와대 얼라' 발언 등으로 '멀박(멀어진 친박)'으로 돌아섰고 그가 정한 파트너 원 의원도 당시엔 비박으로 분류됐던 터라 경선은 자연스레 '친박' 대 '비박' 구도로 흘러 갔다.

흘러가는 분위기는 선수가 높고 여러차례 도전한 이 의원이 유리하거나 또는 양 진영 간 백중세가 예상됐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총 투표수 149표 중 84표를 얻은 유 의원이 65표를 얻은 이 의원을 여유있게 따돌린 것. 이 의원은 그렇게 또 다시 눈물을 삼켜야만 했다.

최근 분위기로는 원 의원의 출마가 유력해 이 의원으로서는 '복수혈전'을 노릴 예상이다. 그러나 그 때와 다르게 지금은 원 의원이 친박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어 대결을 더욱 치열하게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유 의원의 경우 꾸준히 전대 출마자로 언론에 거론은 되지만 실제로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 탈당을 했다가 복당한 지 얼마되지 않아 여론의 추이를 좀 더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만약 유 의원이 전격적으로 당권 레이스에 뛰어든다면 이주영, 홍문종, 유승민, 원유철 간 또 다른 이야깃거리가 생기게 된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문대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