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상당수 계열사에 일감몰아주기·로비·배임 등 의혹 제기
일각서 "증거 안 나오니 일본 수사 확대로 롯데 압박일 수도"
검찰, 상당수 계열사에 일감몰아주기·로비·배임 등 의혹 제기
일각서 "증거 안 나오니 일본 수사 확대로 롯데 압박일 수도"
검찰이 자금담당 임원을 연일 소환조사하고 일본 계열사로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하는 등 롯데를 보다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는 분위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국내 거의 모든 계열사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대대적인 수사를 펼치고서도 증거가 나오지 않자 일본 계열사까지 범위를 넓힌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검찰은 롯데쇼핑 정책본부와 호텔롯데 등의 자금당당 임원들을 다시 소환해 조사한다. 검찰은 오너 일가의 자금을 관리했던 이모 전무를 포함 4~5명의 임원을 상대로 비자금 규모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전무의 처제 집에서 발견된 신격호 총괄회장의 금전출납부를 비자금 수사의 단서로 보고 있다. 여기에는 신 총괄회장이 매년 여러 계열사에서 받는 급여와 배당금, 개인적인 지출 내용 등이 정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롯데케미칼은 지난 15일 검찰이 제기한 롯데케미칼이 원료 수입 과정에서 대규모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에 대해 보도자료를 내고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하지만 검찰은 해명이 석연치 않다며 일본롯데물산 측에 거래 자료를 요청하는 '강수'를 뒀다. 자료 제출을 거부할 경우 일본과 사법 공조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롯데의 상당수 계열사에 대해 의혹을 제기해 롯데 정책본부, 호텔롯데, 롯데닷컴, 롯데칠성음료, 롯데건설, 롯데케미칼, 롯데주류, 롯데제과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롯데가 검찰에 받고 있는 의혹은 일감 몰아주기, 로비, 공사대금 부풀리기, 인수합병 과정에서 배임, 부동산 거래 개발 등 종류와 관련 계열사도 다양하다.
이로 인해 이미 롯데는 호텔롯데 상장이 무산되고 롯데케미칼 액시올 인수까지 철회한 후폭풍을 맞고 있다. 롯데물산은 회사채 발행을 연기했고 현대로지스틱스 인수 건 등 모든 경영 정책 추진이 '올스톱'됐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검찰은 하루 건너 하나씩 새 의혹을 제기하며 수사 범위를 일본롯데로까지 확대하는 등 롯데 압박 수위를 계속해서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 정황상 의혹만 있을 뿐 정확한 증거가 나오지 않자 압박 수위만 계속 높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금전출납부를 확보하고도 자금담당 임원을 이렇게 계속 소환하는 것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롯데를 압박하고 싶은 것이 아니겠느냐"라며 "당연히 조사는 진행돼야겠지만 증거가 명확하게 나오지 않으니 괜히 뭐라도 알아내려고 소환 조사에 열을 올리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일각에서 나오는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일본 계열사와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하던 롯데를 압박해 상장을 어렵게 한데다 일본 계열사를 또 건드리는 것도 트집을 잡아내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호텔롯데 측은 이달말로 예정돼 있던 호텔롯데 상장을 "물리적으로 불가능"이라며 사실상 포기하는 발언을 했다.
이어 신동빈 회장이 연내에 상장을 다시 추진한다고 밝히기는 했지만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상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상장 시점을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검찰 수사 중인 건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며 "호텔롯데 상장은 신 회장이 직접 약속한 건인만큼 가능한 연내에 추진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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