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제품 출시 3개월만에 부작용 알고도 판매 강행
사법당국 조사 결과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출시 3개월만에 인체 이상 민원 접수
옥시, 민원 내용 CDI에 전달했지만 아무런 조치 없이 판매 지속
가습기 살균제 사태 관련 최대 가해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가 제품을 판매한 지 3개월 만에 인체 이상 증상을 호소하는 소비자 민원을 접수했지만 이를 묵살하고 판매를 강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1일 사법당국에 따르면 옥시가 지난 2001년 1월 17일께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제품 출시 3개월만에 한 사용자로부터 부작용 민원을 접수받았지만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민원을 접수받은 당시 옥시 선임연구원 최모 씨는 문제물질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중간 판매상인 CDI에 민원 내용을 전달하고 상담까지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회사 측에서 취한 조치는 없었다.
옥시는 지난 2000년 10월 PHMG 중간 판매상인 CDI의 추천에 따라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을 시장에 내놨다.
1996년 '프리벤톨 R80'가 주원료인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을 출시했으나 가습기 분출구에 하얀 가루가 생기는 '백화 현상'으로 소비자 민원이 들어오자 대체 원료를 고민하던 차였다.
조사 결과 PHMG는 플라스틱·페인트·섬유·기계 등에 사용되는 공업용 항균제로 개발됐으며 사람의 흡입 가능성은 아예 염두에 두지 않았다.
PHMG의 물질안전보건자료(MSDS)에는 '흡입독성 자료가 없다'는 문구와 함께 '마시거나 흡연해서는 안됨', '누출 사고시 환기를 해야하며 분진이나 증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공정에서는 방독면을 착용해야 함'이라고 경고가 담겼다.
하지만 옥시는 새 원료의 안전성 검사마저 빠뜨렸고 첫 부작용 민원 이후에도 옥시 인터넷 홈페이지나 고객상담센터에 '호흡 곤란', '가슴 통증' 등의 부작용 민원이 지속적으로 접수됐지만 이를 무시했다.
정부에 따르면 옥시 제품은 사망자 73명을 포함해 181명의 피해자를 냈다. 이에 따라 옥시가 민원에 적절하게 대응하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섰다면 피해 규모가 줄어들었을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지난달 31일 신현우 전 옥시 대표 등 3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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