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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져버린 새누리당 향후 시나리오 살펴보니...


입력 2016.05.19 05:37 수정 2016.05.19 05:40        문대현 기자

제4당 창당설에 국민의당 연합설까지…조기전대론 다시 '솔솔'

새누리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추인 등을 위해 지난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하려던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가 찬박계의 조직적 불참 등으로 정족수 미달 사태로 무산되자 회의를 기다리던 전국위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누리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두고 최악의 계파 갈등을 빚으며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비박계가 분당을 한다거나 국민의당과 연합을 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언급되고 있다. 어느 한 쪽이 포기할 때까지 친박계와 비박계가 해답 없는 다툼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난 17일 친박계 인사들의 집단 보이콧으로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가 줄줄이 무산되면서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이 무기한 연기됐고 김용태 위원장을 필두로 탄생하려 했던 혁신위원회도 사라졌다. 기분이 팍 상한 정진석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부터 잠행에 들어갔다. 그는 18일 광주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긴 했지만 직후 서울로 오지 않고 자신의 지역구인 공주로 가 칩거에 돌입했다.

간만에 세게 붙은 친박계와 비박계는 여전히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친박계 김태흠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나와 "정 원내대표가 사과를 하고 백지상태에서 혁신위와 비대위를 새로 꾸리든가, 스스로 사퇴를 하든가 결정해야 한다"고 했고 홍문종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정 원내대표가) 좀 더 리더십을 발휘하고 미리 소통하고 당내 협치를 이뤘더라면 이렇게까지 문제가 불거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장우 의원도 'CBS 라디오'에 출연해 "총선 참패 책임이 가장 큰 김무성 전 대표의 측근이 비대위에 포함된 것은 잘못된 인선"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비박계 의원들은 친박계를 강하게 비난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성태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아직 한 달도 안 된 사람에게 자기네들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원내대표를 사퇴해야 되느냐, 본인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으며 친여 성향의 안상수 무소속 의원도 "친박 일부 중에 못 된 사람들이 있다. 이들이 정신 못 차리고 자꾸 조정하니까 문제"라며 참담한 심정을 표했다.

새누리당은 4.13 총선 참패의 원인을 계파 갈등으로 규정하고 극복하겠다고 외쳤지만 오히려 선거 전보다 더 심각한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그야말로 난국이다. 당 관계자들은 답답한 심정에 걱정의 시선으로 당이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보고 있다.

새누리당 결말에 대한 시나리오?

친박계의 지원에 힘 입어 당선된 정 원내대표가 친박계 의견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보를 펼치면서 두 계파는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넌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당은 사실상 '정신적 분당' 상태라 볼 수 있다.

각 계파 내부에서는 분당도 불사하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흠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분당사태가) 나올 수도 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는 말이 있는데 정당은 이념이나 생각이 같고, 목표의 방향이 같은 사람들끼리 해야 한다"고 했다. 비박계에서도 "새로운 움직임을 보여야 할 때"라며 분당을 시사하는 상황이다.

만약 실제 분당 사태가 벌어진다면 김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PK(부산·경남) 지역 비박계 인사들이 당을 나와 제4당을 꾸릴 것이라는 정가의 관측이 나온다. 정 원내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한 비박 인사는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정치질서에 대한 고민을 본격적으로 해야 할 때"라고 해 이같은 의견에 힘을 실었다.

이와 함께 비박계가 국민의당과 연합에 대한 가능성도 솔솔 흘러 나오고 있다. 현실적으로 제4당으로 활동하며 정국의 주도권을 잡고 차기 대권에서 승부를 거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일정 부분 중도 입장을 취하고 있는 국민의당과 힘을 합쳐 세 확장을 꾀해 차기 정권을 노릴 가능성도 있다는 추측이 그 배경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거라는 의견도 있다. 분당으로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당을 이끌 확고한 인물이 있어야 하고 국민 정서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 상황은 인물과 명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이 보기엔 지금 새누리당의 상황은 단순한 계파 간 감정싸움일 뿐"이라며 분당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안철수 대표가 새누리당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없다. 연합을 해도 양 측 모두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없다"고 국민의당 연합 가능성도 일축했다. 또 다른 정치권 인사도 "비박계가 4당을 만들어 나오면 현실적으로 더욱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국민의당과 연합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상견례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대로 가다 결국 또 현실에 타협하나

분당 없는 상황이 계속되다 보면 어느새 양 측이 적절한 정치적 타협으로 사태가 마무리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20대 국회 원구성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당 지도부의 역할은 절대적이기 때문에 현 상황을 방치한다고 해서 친박과 비박 모두 얻을 것은 없다.

김 교수는 "일단은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 지속될 것으로 보지만 적당한 기간 내 양 계파가 정치적 타협을 이룰 것"이라며 "곧 원구성도 해야 하고 현안이 많은데 여당 지도부가 없이 진행되는 것에 누구도 가만히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고 내다봤다.

정 원내대표가 당장 직을 버리고 나오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당선자 신분인 정 원내대표가 배지를 달기도 전부터 사퇴를 하면 당 안팎의 반발이 있을 수 있고 본인의 정치적 성장도 더 이상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정 원내대표가 사퇴하면 끝이다. 그럴 가능성은 없다. 그냥 이대로 쭉 흘러가다 보면 어떻게든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그 누구도 어떻게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도 18일 'YTN 방송'에서 "원내대표 자리는 당장 던지기 어려울 것이고 그대로 현상유지를 하면서 비대위 체제를 겪지 않고 조기전당대회를 하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예측했다. 또 다시 전국위를 소집하고 비대위를 만드는 절차를 밟는 것이 당으로서는 위험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조기전대에서 새롭게 선출된 당대표가 주도적으로 현안을 처리하는 구조로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정 원내대표를 향한 친박계의 불만이 극에 달해 정 원내대표 사퇴를 종용하는 상황에서 이대로 조기전대까지 무탈히 흘러갈 수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머지 않아 친박계와 비박계가 전면에 나서 2라운드를 진행할 수도 있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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