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친박 일부 중 못된 사람 있다”

김성태·안상수, 라디오서 전국위 보이콧 친박 비난

새누리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추인 등을 위해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하려던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가 찬박계의 조직적 불참 등으로 정족수 미달 사태로 무산되자 회의를 기다리던 전국위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여권의 비박계 의원들이 18일 비대위와 혁신위 출범을 무산한 친박계 의원들을 강하게 비난했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그분의(박근혜 대통령), 그분들의(친박계) 재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원내대표가 (비대위원·혁신위원장을) 결정했다 그러면 원내대표 하차시킬 사유인가”라며 “그렇다면 새누리당 내 지도체제는 자리 잡을 필요가 없다. 뭐하러 굳이 원내대표 뽑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 의원은 “정진석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선출 과정을 보더라도 누가 뭐라고 그래도 흔히 말하는 절대 다수의 주류층인 친박의 전격적인 지원 속에서 당선된 분”이라며 “아직 한 달도 안 된 사람에게 자기네들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원내대표를 사퇴해야 되느냐, 본인이 판단할 문제다, 이렇게 나가버리는 것은 새누리당의 정당민주주의가 크게 훼손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4·13 총선의 가장 큰 실패 요인 중 하나가 국민에게 우리 당이 신뢰를 잃었다는 것인데 그 요인이 한마디로 계파 갈등”이라며 “그런데도 아직까지 위원구성 자체를 계파적 시각으로 본다는 것 자체가 문제고, 전국위원회도 그런 시각으로 계파적 대응을 해버렸다는 것은 새누리당이 위기를 헤쳐 나가는데 큰 암초”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국민이 새누리당 분당하는 것 아닌가하고 염려할 정도로 현재 상황이 위중한 것은 분명하다”며 “국민이 다시 한 번 준 이 기회를 살려가지 못한다면 새누리당은 정말 끝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이 진정으로 4·13 총선 참패에 따른 진정 어린 반성문을 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전날 혁신위원장을 사퇴한 김용태 의원에 대해서도 반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여 성향의 무소속 안상수 의원도 친박계를 향해 비난의 화살을 겨눴다. 안 의원은 “친박 일부 중에 못된 사람들이 있다. 이들이 정신 못 차리고 자꾸 조정하니까 문제”라며 “당원들의 뜻에 따라서 (지도부를) 뽑으면 원만하고 좋은 지도부가 구성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혁신위는 시간을 두고 하는 것으로 하고, 소위 비대위를 필요하면 보강해야 한다”며 “친박이 보이콧 할 게 아니라 전국위에 있는 상임위원회에서 문제제기를 해서 보정을 해 투표에 올리는 방식이 더 좋았을 것이다. 속된 말로 깽판을 치고 이렇게 하는 건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참담하기 짝이 없다. 공천 파동으로 국민에게 실망을 드리고 결과적으로 원내 2당까지 추락했는데 수습 과정에서도 정신 못 차리고 이런 결과가 돼 정말 부끄럽다”며 “제가 법적으로는 무소속으로 돼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새누리당인데 부끄럽기가 짝이 없고 빨리 수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