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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본진 습격 현대차…커피와 사운드는 거들 뿐


입력 2016.05.15 08:00 수정 2016.05.15 09:33        박영국 기자

강남 오토스퀘어 앞세워 2030세대와 소통 강화

현대차 강남 오토스퀘어 2층 전경.ⓒ데일리안

현대자동차가 보수적인 ‘아재’ 이미지를 벗고 2030 세대와 공감하겠다는 전략 하에 구상한 오토스퀘어가 수입차 밀집지역인 강남에 진출한 지 1년을 맞았다.

서울 중구 수표동과 부산 대연동에 이은 세 번째 오토스퀘어인 강남점은 젊은 층에 인기가 높은 커피 브랜드 ‘커피빈’ 및 하만카돈·JBL 등으로 유명한 하만인터내셔널과 현대차가 공존하는 3개 브랜드의 샵인샵(Shop in Shop) 매장이다.

지난 13일 오후 방문한 현대차 강남 오토스퀘어는 평일 대낮의 여느 커피숍과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군데군데 테이블을 채운 손님들은 한가하게 마주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고,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제네시스EQ900 등 놓인 현대차의 주요 신차들은 마치 ‘장식품’인 양 매장 1층 곳곳에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2층엔 벽에 자동차 부품들까지 매달려 있었지만, 역시 주된 역할은 ‘커피 마시는 장소’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에서 매장을 임대하고 커피빈과 하만에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매장에 얹혀사는 커피빈이 주인 역할을 하는 이유는 현대차가 그걸 원하기 때문이다.

오토스퀘어의 운영 목적대로라면 이곳의 주인공은 자동차가 돼서는 안된다. 괜히 들어가면 영업사원이 따라붙어 카탈로그를 내밀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면 자동차 장사는 물론 커피 장사까지 망치게 된다.

현대차 강남 오토스퀘어 외부 전경.ⓒ데일리안

현대차는 젊고 신선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브랜드다(현대차 스스로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전국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현대차의 압도적인 점유율이 통하지 않는 강남 한복판에서 기존의 보수적 이미지의 매장으로 승부를 보기엔 한계가 있다.

강남 오토스퀘어는 이런 보수적인 이미지를 벗어나 새로운 모습으로 2030 세대와의 간극을 좁히겠다는 목적으로 마련됐다. 현대차 혼자서는 한계가 있으니 ‘커피’와 ‘사운드’ 분야에서 한 가닥씩 하는 업체들을 끌어들인 것이다.

커피빈 외에 또 다른 동업자인 하만인터내셔널은 사운드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든 알 만한 세계적인 음향·영상 기업이다. 하만카돈, JBL 뱅앤올룹슨, AKG, 마크레빈슨, 레벨 등 16여개 유명 브랜드가 하만인터내셔널에 속해 있으며, 제네시스 EQ900에 사운드 시스템을 공급하는 렉시콘도 같은 계열이다.

매장 1층엔 하만이 ‘뮤직큐브’라는 공간을 만들어 놓고 하만카돈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 클래식 등 다양한 사운드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체 고객조사를 통해 경제적 여유가 있는 젊은 층이 커피와 오디오 시스템에 관심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해당 업종의 대표 브랜드들을 한데 모았다”고 설명했다.

강남의 젊은이들이 커피를 마시거나 오디오 시스템을 구경하러 왔다가 자연스럽게 자동차를 접하도록 하는 게 현대차가 노린 전략인 것이다.

“저거 봐, 저거 아이오닉이다.”
“아이오닉 너무 좁아 보이지 않니?”
“내가 탈건데 저 정도면 되지. 저거 연비 끝내준대.”

1층 매장에 앉아 있다 우연히 옆 테이블에 앉은 두 명의 젊은 여성이 나눈 대화를 엿듣게 됐다. 딱히 자동차에 관심이 있어 들어온 것은 아닌 듯 다른 대화를 나누다 바로 앞에 놓인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발견하고 몇 마디를 주고받는 정도였다.

좋은 평도 있고 나쁜 평도 있었지만, 커피 마시러 들어온 여성들에게 자사의 신차에 관심을 갖게 했다는 것만으로도 현대차에게는 의미 있는 순간이다.

물론 이 ‘한지붕 세 가족’ 매장이 강남 한복판에서 처음부터 환영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 5월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하루 평균 방문객이 20명에 불과했다고 한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방문객은 하루 300여명 수준으로 15배 늘었고, 방문고객이 현대차를 계약하는 숫자도 2배 가량 증가했다고 현대차 측은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브랜드 방향성을 구현하며 고객에게 최상의 가치와 만족감을 선사하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며 “제품과 서비스, 판매 등 모든 면에서 프리미엄의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하게 되면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수입차 방어도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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