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하원,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 통과
14년 노동자 정권 기로에, 조기 대선 추진되나
브라질 하원이 17일(현지시각) 전체회의를 열어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AFP통신에 따르면 하원은 이날 전체 회의를 열어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심의를 상원에서 계속 이어갈 것인가에 대해 의견을 청취한 뒤 표결을 했다. 이날 표결에서 탄핵에 찬성한 의원은 367명, 반대한 의원은 146명이었다. 기권 의사를 밝힌 의원과 표결에 불참한 의원은 반대표에 포함됐다.
하원 전체 513명 의원 가운데 3분의 2(342명)를 넘는 의원이 찬성함에 따라 탄핵안은 상원으로 넘겨지게 됐다.
상원에서는 조만간 특별위원회가 설치돼 심의·토론 절차를 거쳐 5월 탄핵 재판 실시가 과반 찬성으로 통과되면 대법원장을 재판장으로 하는 탄핵 법정을 설치하게 된다.
탄핵안이 최종 가결되기 위해서는 상원 재적 81명 중 3분의 2인 54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상원의원 81명 가운데 44∼47명이 찬성하고 19∼21명은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탄핵 재판은 최장 180일간 진행되며 이때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돼 부통령이 권한대행으로 국정 운영을 맡게 된다. 현 부통령은 연정 탈퇴 후 탄핵 지지로 돌아선 브라질 민주운동당(PMDB) 소속의 미셰우 테메르(75)다.
탄핵이 최종 통과되면 호세프 대통령은 실각하게 되고 부통령이 2018년 대선까지 남은 임기를 이어간다. 브라질에서는 호세프 대통령까지 합쳐 지금까지 네 차례에 걸쳐 대통령 탄핵이 추진됐다. 이 가운데 실제로 탄핵으로 쫓겨난 사람은 1992년의 콜로르 지멜루 대통령이 유일하다.
호세프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은 브라질리아 대통령궁에서 TV를 통해 표결 과정을 지켜봤으며, 탄핵 반대표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자 실망감을 표시했다. 브라질 대통령실은 하원 결과가 나오자 성명을 통해 강력히 비난하며 이후 상원에서는 기각될 것을 자신한다고 밝혔다.
브라질리아에서는 수만 명의 친-반정부 시위대가 의회 건물 앞에 설치된 철제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시위를 벌였고, 상파울루에서는 시위대가 밤늦게까지 시내 중심가를 점거한 채 하원 표결을 지켜봤다. 탄핵 찬반에 따라 국론도 양쪽으로 분열돼 거리에서는 연일 시위가 이어졌다.
이번 탄핵은 호세프 대통령이 2014년 재선 유세 때 공공 지출을 확대하고 리세션(경기후퇴) 수준을 감추기 위해 정부 회계를 조작했다는 혐의에 기초한다.
정부와 집권 노동자당은 탄핵안이 상원을 통과하면 조기 대선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전문가들은 테메르 부통령이 정권을 상속한다고 해도 브라질의 앞길이 순탄치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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