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체, 1Q 완제품 '웃고', 부품 '울어'
삼성전자 이어 LG전자도 호 실적 예상...비수기에 함박웃음
SK하이닉스 부진한 출발…LGD·삼성SDI는 적자 불가피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도 1분기 호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기전자업체들이 전통적인 비수기에 함박웃음을 지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들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은 나란히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고 있어 완제품과 부품업체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11일 관련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LG전자가 이 날 오후 주식시장 마감 후 공시하는 1분기 잠정실적으로 매출액은 14조원 이상, 영업이익은 4000억원 이상이 예상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인 지난해 1분기(매출액 13조9944억원·영업이익 3052억원)와 비교하면 동반 개선되는 것이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성수기에 속하는 지난해 4분기(3490억원)보다도 늘어나는 것으로 1분기가 전통적인 비수기임을 감안하면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판매 호조로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 실적이 개선된 가운데 생활가전도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가 지속되면서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도 호 실적을 달성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사업본부가 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갈 전망이지만 시장 기대치는 상회하는 실적을 올렸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전략 스마트폰 G5가 지난달 31일 국내 출시와 함께 판매에 들어가면서 2분기부터는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어서 회사측의 실적 개선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보다 앞서 지난 7일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도 증권가의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 급 실적을 달성했다. 실적 발표 전 증권가에서는 5조원 대 영업이익을 예상했지만 실제 공개된 수치는 6조6000억원에 달했다.
이러한 호 실적은 갤럭시S7 글로벌 판매량이 1000만대를 돌파하는 등 호조 속에서 반도체와 가전까지 힘을 보태면서 IT모바일(IM)·디바이스솔루션(DS)·소비자가전(CE) 등 모든 부문에서 실적 개선이 이뤄진 데 따른 것이다.
이들 두 업체가 전통적인 비수기인 1분기에 호 실적을 기록하며 2분기 이후 기대감을 더욱 키웠지만 이들에게 부품을 공급하는 부품 업체들의 실적 전망은 어두운 상황이다.
최근 3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던 SK하이닉스는 올해는 부진한 스타트를 보일 전망이다. 11일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매출 2조9000억원, 영업이익 5793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전년동기(매출 4조8183억원·영업이익 1조5885억원)와 비교하면 각각 약 39.8%와 63.5% 감소한 수치다. PC용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으로 D램 부문 실적이 감소한데다 낸드플래시도 가격 하락과 재고조정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SDI·삼성전기·LG디스플레이·LG이노텍 등 삼성과 LG 부품 계열사들도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칠 전망이다.
삼성SDI는 주력인 2차전지 사업이 전기차 등 중대형을 중심으로 부진을 겪으면서 약 500억원 안팎의 영업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PC와 스마트폰용 기판(ACI) 수요 감소로 관련 사업부 부진 속에서 영업이익이 700억원 안팎에 그치며 전년동기(608억원) 대비 큰 폭의 개선은 없을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으로 1분기 영업적자가 약 1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LG이노텍도 카메라 모듈의 부진으로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영업이익이 100억원 안팎에 그쳐 전년동기(690억원)에 비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LG전자가 신사업으로 지난 2013년 7월 출범한 전장부품(VC)사업본부도 올 1분기 다소 부진했다는 평가다. 지난해부터 실적을 별도로 공개한 VC사업본부는 4분기 영업이익 97억원으로 분기 기준 첫 흑자를 달성했지만 올 1분기에 다시 적자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실적에 포함되는 삼성디스플레이도 1분기에 약 3000억원 안팎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등 삼성전자 반도체를 제외한 모든 부품 업체들의 1분기 성적표는 좋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갤럭시S7과 G5 등 전략 스마트폰 출시 효과에도 스마트폰 시장이 전반적인 침체를 겪고 있는 것이 부품업체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스마트폰과 TV외 다른 부문 실적이 아직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오지 못하고 있는 점도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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