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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경계 강화" 이틀만에 뚫린 정부서울청사


입력 2016.04.06 11:23 수정 2016.04.06 20:10        스팟뉴스팀

공무원시험 응시생, 훔친 신분증으로 인사혁신처 들어가 필기시험 결과 조작

공무원 시험 응시생이 정부 서울청사에 무단침입해 공무원의 컴퓨터를 켜고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사진) ⓒ연합뉴스

공무원 시험 응시생이 정부 서울청사에 무단침입해 공무원의 컴퓨터를 켜고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전국에 경계태세 강화를 지시한 기간에 일어난 일이라 더 충격이다.

경찰청은 훔친 공무원 신분증을 이용해 정부 서울청사에 들어가 7급 국가 공무원 시험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혐의로 공무원 응시생 송모 씨(26)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사건은 간첩도 아니고, 평범한 26세 취업준비생이 정부청사에 대여섯 차례나 침입하고, 보안을 필요로 하는 공무원 시험 관련 담당 공무원의 컴퓨터에까지 접속했다는 점에서 어이없게 뚫린 정부청사의 보안시스템에 비난이 이어졌다.

지난 2012년 휘발유가 든 생수병을 배낭에 넣은 채 가짜 공무원 신분증으로 정부서울청사 사무실까지 들어온 60대 남성이 불을 지르고 창문 밖으로 뛰어내려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 이후 정부는 공공청사의 보안을 대대적으로 강화해 새 국가공무원증에 사진을 부착하고 홀로그램 등 특수인쇄기술을 도입했다. 신분증 발급 절차가 까다로워졌고, 청사 출입 때 소지품 검사도 엄격해졌다.

2016년 연초부터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청와대 타격 위협 등 도발이 강화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경계태세 강화를 지시하고,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시행돼 정부청사 경비가 강화된 지 이틀 만에 보안이 뚫렸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 크다.

송 씨는 지난 3월 5일 필기시험을 시행한 2016년 국가직 지역인재 7급 공무원 선발시험에 지원했다. 그러나 필기시험을 앞두고 압박을 이기지 못한 송 씨는 대부분의 국가공무원 시험을 주관하는 인사혁신처 사무실이 위치한 정부 서울청사에 몰래 들어가 시험지를 빼돌리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그는 1층 체력단련장에 진입해 탈의실에서 공무원신분증을 훔쳤다. 정문 출입구에서 신분증을 제시한 뒤 출입증을 받고, 내부인솔자의 동행하에 출입이 허가되는 체력단련장에 어떻게 진입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이렇게 훔쳐낸 공무원 신분증을 이용해 2~3차례에 걸쳐 16층의 인사혁신처 채용관리과 사무실에 침입을 시도했다. 결국, 필기시험 문제지를 빼돌리는 데 실패하고 필기시험을 치른 송 씨는 시험 결과 조작을 위해 다시 청사로 향했다.

이번에도 2~3차례 채용관리과에 침입을 시도한 송 씨는 결국 지난 3월 26일 오후 9시경 사무실로 들어갔다. 이날은 24일 박 대통령이 전국경계태세 강화지시를 내린 지 겨우 이틀만이다.

담당 공무원의 PC까지 켠 송 씨는 자신의 시험성적을 조작한 뒤 합격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추가하는 데 성공했다.

인사혁신처와 행정자치부는 송 씨의 침입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으나, 송 씨가 마지막으로 침입한 26일의 나흘 뒤인 30일, 필기시험 합격자를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명단에 합격자가 한 명 더 많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4월 1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CCTV를 확인해 제주도에 있는 송 씨를 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경찰 조사를 받은 송 씨는 “정부 서울청사 1층 체력단련장에서 공무원증을 훔쳤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 싶어 명단을 조작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CCTV 분석 등을 통해 공무원증 습득 경위 등에 대해 수사 중이며, 송 씨가 공무원 컴퓨터의 암호를 어떻게 풀었는지 추적 중이다. 정부청사의 모든 컴퓨터는 3단계로 비밀번호가 설정돼있어 외부인이 컴퓨터에 접속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기 때문이다.

송 씨는 제주도에 있는 대학 졸업반으로, 이번 시험에서는 성적이 합격선에 미달해 불합격 처리됐다.

한편 인사혁신처는 이번 사건과 관계없이 국가직 지역 인재 7급 공무원 최종 합격자 명단 발표를 이날 예정대로 진행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따로 보관하고 있는 시험 원자료와 합격자 명단을 다시 한 번 대조하는 작업을 거쳤다”며 “최종 합격자 명단엔 이상이 없다”고 했다.

스팟뉴스팀 기자 (spotnew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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