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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짐’에 ‘비방’만...본질 놓친 SKT-헬로비전 합병 이슈


입력 2016.03.30 09:00 수정 2016.03.30 11:58        이호연 기자

공정위 심사보고서 이번주 제출 기한 촉각

사업자간 이해관계 아닌 소비자·산업적 차원서 접근해야

지난 2월 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SKT-CJ 헬로비전 인수합병 전문가 토론회에서 염명배 충남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 합병이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 경쟁사들의 도넘은 비방과 인가심사 주무처의 행정력까지 도마에 오르며, 차일피일 기한을 일부러 미루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업계가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양사의 인수합병이 방송통신융합 관점에서 미치는 영향과 파급력에 대해 냉정히 진단해봐야 한다고 보고 있다.

◇조건부 승인 예상...공정위 심사, 4월로 지연
2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심사보고서가 이르면 이번주 나올 전망이다. 공정위는 심사보고서를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에 보내고 의견을 수렴한뒤 내달 6일 전체회의를 열어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공정위가 이번 인수합병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승인 여부가 남아있고, 산업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민감한 관심을 보이는 만큼 조건부 승인이 가장 무난한 시나리오라는 관측이다.

심사보고서의 핵심 내용은 양사 인수합병의 경쟁제한성 여부다. 시장지배력 전이 등 인수합병이 통신과 방송 시장에서 공정한 시장경쟁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냐가 초점이다. 공정위는 △5년간 요금인상 금지 △CJ헬로비전의 알뜰폰(MVNO 이동통신재판매) 사업부문 매각 △타 케이블TV 업체와의 상생 등의 3가지 부문에서 논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는 이번 주 공정위의 심사보고서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절차상 이번 주가 SKT-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신청접수에 따른 공정위의 심사 마감기한인 120일째이긴 하지만, 120일에 자료 보정 기간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당초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을 오는 4월 1일로 예상했지만 물건너 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주 심사보고서가 나온다 해도 공정위의 최종 승인 결정이 나올때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사실 오는 4월 초가 지나도 승인 여부가 확정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중함? 관망?...원색적 비난‘눈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속도가 더딘 가운데,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합병반대 비방전을 더욱 강화하는 모양새다. 양사는 지난 28일 주요 일간지 신문 1면에 “SK텔레콤은 나쁜 인수합병을 포기하라”며 대대적인 광고를 실었다. 두 회사는 이번 합병 시도가 자기들 배만 불리고 소비자에게는 피해를 끼치는 ‘나쁜 합병’으로 규정했다.

이에 SK텔레콤은 물론 주무부처인 미래부에서 조차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는 후문이다. 정부에서 양사의 인수합병이 민감한 이슈인만큼,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이라도 경쟁사의 비방전을 당부했는데 KT와 LG유플러스가 이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나쁜 인수합병이라고 하는데 과연 누구한테 나쁜 것인지 되묻고 싶다”며 “새로운 대안책을 제시하지도 못하면서, 자사 밥그릇 뺏길까봐 무조건 경쟁사 발목만 잡는 행태에 눈살이 찌뿌려진다”고 말했다.

미래부와 방통위의 '관망행보'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산업적 측면이나 소비자 차원에서의 논의는 일찌감치 사라지고 시민단체들까지 나서 정치적 명분을 앞세워 헬로비전 합병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등 혼탁과 비난일색으로 치닫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신중한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분위기탓인지, 미래부는 공정위의 심의 확정안이 발표되면 본격 인가 심사를 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래부는 지난해 12월 1일 사업자 인허가 신청을 받고, 4개월동안 공청회를 통한 의견 청취 및 인허가 신청을 보정했는데 아직 심사위원단도 꾸리지 못했다. 공정위 심사가 끝나고 미래부, 방통위의 심사관문까지 포함하면 하반기에나 최종승인 여부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일정이 더 늦춰질수록 4·13 총선 시기와 겹치면서 정치권 이슈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아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더 이상 인수합병 절차를 늦춰서는 안된다”면서 “사업자들 이해관계가 아닌, 소비자와 산업을 위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 입법조사처는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28일 ‘이슈와 논점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의 쟁점과 향후 과제’ 보고서(장은덕 조사관)를 통해 “양사 인수합병을 물리적 유통망의 확대라는 전통적 산업발전 시각에서 바라보는 한계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시장 경쟁 촉진과 소비자 후생 제고를 위해 해당 부처의 인수합병 이후 사후 규제와 투자 실효성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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