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론' 강조하며 안나가는 천정배·김한길, 속내는?
둘 다 탈당은 곧 '정계은퇴'로 이어질수도…
'명분' 없고 탈당으로 인한 '실익'도 없다
둘 다 탈당은 곧 '정계은퇴'로 이어질수도…
'명분' 없고 탈당으로 인한 '실익'도 없다
국민의당이 '야권연대'를 둘러싼 지도부 내분으로 분열될 듯한 '풍전등화'의 처지지만, 정가에서는 정작 당사자인 천정배 공동대표, 김한길 의원은 탈당에 대해 고려하고 있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그 속내에 관심이 쏠린다.
실제로 김한길 의원은 지난 11일 당직을 사임한 이후 탈당 등의 추가 거취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자신의 SNS를 통해 '연대 호보' 등 발언만 이어가고 있다. 15일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탈당설에 대해서도 전날 돌린 지역구 홍보 문자를 돌리며 입장을 갈음했다. 천 대표 역시 14일 기자회견에서 안 대표와의 '담판'을 언급하면서도 "최후통첩이냐"는 질문에는 "그런 살벌한 말 쓰지말라"며 톤을 다운시켰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천 대표와 김 의원 모두 탈당을 통해 취할 '실익'이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탈당은 감정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타산을 따진 정치적 행동의 결과로 이루어지는데 두 의원 모두 탈당하게되면 오히려 정치적 손해를 보는 상황이라는 주장이다.
국민의당 현역 의원은 최근 '연대'를 둘러싼 당내 갈등에 대해 "지도부에서 알아서 해결할 것"이라면서도 "두 분이 탈당을 하게 되면 오히려 본인의 (20대 총선) 당선도 위태로워진다"고 했다. 천 대표와 김 의원이 탈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최근 김 의원의 탈당을 암시하는 듯한 보도에 대해서도 "당내에서 그런 분위기는 잘 느끼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당 관계자는 "김 의원은 몰라도 천 대표는 탈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그는 "천 의원은 탈당에 대한 명분은 물론이고 현장에서 본인 지지율도 딱히 좋지 못하다"며 "탈당은 곧 정계은퇴일텐데 과연 그런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광주에서는 '천정배'라서 찍는 게 아니라 '국민의당'이라서 찍는 상황"이라며 "탈당하면 본인도 당선을 장담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15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탈당까지는 이르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유에 대해서 그는 "탈당을 하면 부담이 너무 크다"고 밝혔다. 사실상 탈당을 '안'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 교수는 "두 번이나 탈당하는 경우는 정치사에서 찾기 힘들다"며 "탈당과 동시에 정치생명도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중 안 대표와 천 대표의 '면담'에 대해서는 "아마 안 대표가 기존에 제시한 수도권에서의 후보자들의 개별 연대 수준으로 결론지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 대표가 전날 기자회견에서 '후보자 연대는 약하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협상용으로 본다"고 말했다.
천 대표나 김 의원의 탈당이 결국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응석부리는 꼴로 비춰질 수 있어서 탈당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 정치평론가는 "연대를 실제로 하게 된다고 했을 때 수도권에서 현역 몇 사람 빼고는 연대로 살아남을 사람도 없을텐데 그게 무슨 실익이 있느냐" 며 연대에 대한 명분자체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결국 한 선거에서 윗동네는 어깨동무하고 아랫동네는 싸우자는건데 이게 상식적으로 가능한 것이냐"며 "이미 천 대표와 김 의원은 명분을 잃었지만, 본인들의 정치생명을 위해 억지로 끌고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편 15일 오전 만난 안철수 상임대표와 천정배 대표의 회동은 결국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형 국민의당 부대변인은 "두 대표는 이날 오전 모처에서 만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했고 더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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