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총 시즌 개막....등기이사 ·주주친화정책 촉각
11일부터 주요기업 줄이어 ...최태원 회장· 구본준 부회장 등기이사 선임
분기배당제 도입 등 주주친화정책 안건도 상정
삼성·현대차·SK·LG 등 주요 기업들이 이번 주부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며 주총 시즌 개막을 알린다. 주로 3월 한 달간 매주 금요일에 열리는 정기주총의 올해 화두는 책임경영 강화와 주주친화정책이 될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1일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시작으로 개막하는 올해 주총 시즌에서는 그룹 오너들의 사내이사 복귀 등 책임경영 강화와 함께 분기배당제 등 주주친화정책이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11일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비롯, 삼성SDI·삼성전기·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등 삼성과 현대차 계열사들의 주총에서는 이사회 의장 자격 확대와 분기배당제 추진, 오너가의 사내이사 선임 등의 안건이 상정돼 있다.
삼성전자 주총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사회 의장의 자격 확대다. 이번 주총에서 대표이사가 아니어도 이사회 구성원이면 의장을 맡을 수 있도록 하는 정관 변경안을 안건으로 상정한다. 현재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은 대표이사인 권오현 부회장이 맡고 있다.
안건이 통과되면 사외이사도 이사회 의장을 맡을 수 있게 돼 회사 경영을 감독하는 이사회 본연의 기능이 강화되면서 독립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이는 주주 신뢰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삼성SDI와 삼성전기 등도 함께 도입한다.
또 분기배당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도 추진한다. 분기배당제는 분기별로 결산실적에 따라 1년에 최고 4차례의 배당을 할 수 있는 제도로 이익실현시마다 주주에게 배당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된 주주친화정책이다.
또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사내이사로 윤부근 소비자가전(CE) 부문장(사장), 신종균 IT모바일(IM) 부문장(사장), 이상훈 경영지원실장(사장) 등을 재선임하는 이사진 변동 안건도 처리할 예정이다.
같은 날 개최되는 현대차와 계열사 주총에서는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사내이사를 유지하며 책임경영을 이어간다. 현대모비스 주총에서는 정몽구 회장이, 현대차 주총에서는 정의선 부회장이 각각 사내이사로 선임된다.
이러한 오너가의 책임경영강화 분위기는 주총 시즌 내내 지속될 전망이다. 오는 18일에는 LG전자·LG디스플레이·LG화학·SK(주)·SK이노베이션·SK하이닉스 등 LG와 SK그룹 계열사들이 나란히 주총을 개최한다.
SK그룹 지주사인 SK(주) 주총에서는 최태원 SK그룹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돼 있어 의결되면 최 회장은 등기이사로 복귀하게 된다. 지난 2014년 2월 대법원에서 횡령 혐의로 징역 4년이 확정된 뒤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던 최 회장의 이번 복귀는 지난해 8월 특별사면으로 경영일선에 복귀한 데 따른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전에 맡았던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의 등기이사로는 복귀하지 않는다. 같은날 주총을 개최하는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는 각각 유정준 SK E&S 사장과 박정호 SK(주)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이사회 정원을 기존 7명에서 9명으로 확대하고 조성진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 사업부장(사장)과 조준호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부장(사장)을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사업본부장 체제를 더욱 확고히 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구본준 (주)LG 부회장을 사내이사인 등기이사(기타 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구 부회장이 (주)LG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고 있는 점을 미루어 볼 때 LG화학 이사회 멤버 합류는 전기차 배터리 등 신성장동력 사업에 더욱 힘을 싣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가장 많은 기업들이 주총을 개최하는 25일에는 (주)LG와 한화그룹 계열사 등이 주총을 개최한다.
(주)LG는 구본무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주)LG 재경팀장을 맡고 있는 김홍기 전무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그룹 오너인 구 회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는 것은 오너가 나서 책임경영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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