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드라마 '압구정 백야' 징계는 정당하다"

법원 "가족 윤리수준에 적합한 내용 방송할 책임 있어"

'압구정 백야'는 2014년 10월부터 2015년 5월까지 MBC에서 방송된 일일드라마로 버림받은 딸이 어머니에게 복수하기 위해 어머니의 의붓아들과 결혼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미지 MBC드라마 홈페이지 캡처

온가족 시청시간에 ‘막장 드라마’가 방영된데 대한 처벌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5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는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의 방송통신위원회 제재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에서 "방통위 제재는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압구정 백야'는 2014년 10월부터 2015년 5월까지 MBC에서 방송된 드라마로 버림받은 딸이 어머니에게 복수하기 위해 어머니의 의붓아들과 결혼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극 중 모녀는 서로 폭언·구타를 주고받았으며, 의붓아들은 극 흐름과 무관하게 깡패와 우연한 시비가 붙어 사망했다. 패륜적인 스토리와 황당한 설정에도 시청률은 한때 19.1%까지 치솟았다.

2015년 4월 방통위는 온 가족이 보는 오후 9시에 ‘막장’ 드라마가 방영된데 대해 '드라마 관계자에 대한 징계'를 명령했고 방송사는 이에 불복하는 소송을 냈다. 방송사가 드라마 심의에 불복해 소송을 낸 것은 처음이었다.

법원은 방통위의 손을 들었다. 재판부는 "지상파 방송사는 가족 시청 시간대에 가족구성원 모두의 정서와 윤리수준에 적합한 내용을 방송할 책임이 있다"며 "이 의무를 위반한 정도가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방송사의 시청률·화제성 경쟁이 심해지면서 막말·폭력성이 난무하는 '막장 드라마'는 끊이지 않고 방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방심위 발표에 따르면 2015년 방심위가 지상파 TV의 비윤리성 등을 이유로 제재를 심의·의결한 건수는 총 20건으로 집계됐다.

제재 수위별로는 행정지도에 해당하는 ‘권고 및 의견제시' 11건, 법정제재에 해당하는 '관계자 징계·경고·주의'는 9건 등이었다. 이는 2014년 행정지도 5건, 법정제재 2건에 비하면 3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