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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은 ‘이승만 국부’ 문재인은 '김종인 영입' 우클릭 경쟁


입력 2016.01.16 10:10 수정 2016.01.16 10:10        이슬기 기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참배하고 "국부는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문재인, 안보전문가 국정원 출신 등 보수층 표심 잡을 인재 영입

15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열린 김종인 선대위원장 기자간담회에서 김 선대위원장의 인사말이 끝나자 문재인 대표와 중진의원들이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오른쪽), 박희승 전 수원지법 안양지원장 입당 기자회견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총선을 3개월여 앞두고 야권이 중도보수층 표심 잡기에 나섰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당 대표가 2선으로 물러나는 대신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멘토'를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전격 영입하는가 하면, 안철수신당의 창당 작업을 진두지휘하는 창준위원장은 이승만 대통령을 '국부'로 지칭하는 등 저마다 구애 작전을 펼치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15일 김 전 의원을 조기 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총선 및 공천에 관한 한 모든 권한을 위임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선대위 구성이 마무리되는 이달말경 대표직을 내려놓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특히 위원장직이 '단독'이냐 '공동'이냐를 두고 양측 간 의견이 엇갈린 데 대해선 "김종인 박사님이 원톱"이라며 전적으로 김 전 의원의 판단에 맡기겠다고도 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12년 총선과 같은 해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교사 역할을 맡은 인물이다. 당시 그는 경제민주화 공약을 처음으로 만들어 선보이면서, '민주'와 '소득 균형'등 야권만의 화두로 여겨졌던 의제를 보수 진영이 선점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또 새누리당에서 비상대책위원과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의 영입에 새누리당에서도 내심 아쉬움과 견제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왔다. 김무성 대표는 "더민주가 대어를 가져갔다"면서도 "더민주의 새로운 리더십으로 부상하신 김 전 의원은 쟁점 법안들에 대한 생각을 밝혀달라"고 견제구를 던졌다. 또 같은 당 김재원 의원이 "그분의 정치력이나 혜안을 제대로 품지 못하고 더민주로 가시게 해서 안타깝다"고 밝힌 반면, 신의진 대변인은 "김 전 의원이 선거때마다 이쪽저쪽을 기웃거린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안보 분야에도 적극 힘을 실었다. 문 대표는 이날 군사·안보분야 전문가인 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을 9번째 인재로 영입하고 "더민주의 평화·안보·통일 정책의 집행경로를 설계할 인물"이라며 '든든한 안보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 원장도 "더불어민주당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든든한 안보정당이 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연쇄 탈당에 맞서 연쇄 입당에 힘을 싣고 있는 더민주의 경우, 과거 운동권 인사들로 편향됐던 인재영입의 기조를 비운동권·전문가 집단으로 대폭 전환했다. 당내 호남·비주류 인사들이 탈당을 선언하면서 '친노·운동권' 색깔이 더욱 또렷해지자, 당 차원에선 "사실상 운동권 인사들의 영입은 더이상 없다"는 기준을 세우고 외연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을 중심으로 창당을 준비중인 국민의당 소속 한상진 창준위원장(왼쪽)이 14일 국립 4.19민주묘지를 참배한 자리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을 '국부'로 지칭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이런 가운데 무소속 안철수 의원을 중심으로 한 국민의당(가칭)은 역사 인식에서 기존의 야당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나섰다.

한상진 국민의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전날 안 의원과 함께 서울 강북구에 위치한 국립4·19민주묘지를 참배한 자리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을 '국부(國父)'로 칭하며 “많은 한계가 있었지만 이승만 전 대통령은 원래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한 분이었다. 우리는 그 공로를 결코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안 의원 역시 “이 전 대통령의 업적은 평가하되 과오는 비판하면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어느 나라를 보든 간에 나라를 세운 국부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나라를 세운 분들은 어떻게든지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그때 만들어진 뿌리와 그 잠재력이 점점 성장해서 4·19혁명에 의해서 드디어 민주주의의 보편적 가치가 우리나라에 확립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다만 한 위원장은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안 의원과 한 위원장은 지난 11일 이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기도 했다. 야권 인사가 박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인 행보다. 이는 국민의당이 창당 취지문에서 ‘합리적 보수’와 ‘성찰적 진보’를 아우르겠다고 밝힌 데 따른 ‘중도보수 표심 잡기'의 일환이다.

한편 더민주를 탈당하고 국민의당으로 소속을 옮긴 탈당파 인사들은 연일 더민주를 '운동권 정당'으로 규정하며 색깔입히기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날 탈당을 선언한 정대철 전 더민주 상임고문은 "지금의 야당은 수권할 준비 태세를 갖추지 못했다"며 더민주를 '운동권 정당'으로 규정한 뒤 "운동권적인 정치문화부터 청산해야한다. 합리적 진보에서 중도와 우파까지 포용하도록 이념적 스펙트럼의 영역을 확장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탈당한 문병호·유성엽·황주홍 의원도 "야권의 낡은 운동권 정치,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와 전혀 관련 없는 친노패권적 아집과 단호히 결별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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