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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대희 오세훈 험지출마론, 효과는 ‘글쎄…’


입력 2016.01.15 09:44 수정 2016.01.15 10:04        고수정 기자

야권 지역서 ‘거물’ 상대 승리 어렵다는 관측 나와

낙마시 정치인 재기 불가능·영향력 축소 우려도

안대희(왼쪽) 전 대법관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험지 출마가 낙관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험지출마론’의 두 주인공, 안대희 전 대법관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연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인지도가 높은 ‘거물급’ 인사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험지’에서 두 사람의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안 전 대법관은 새누리당의 ‘험지 출마’ 요구에 화답, 서울의 야당 의원 지역구에서 첫 정치 활동 채비를 갖추기로 했다. 출마 지역구는 안 전 대법관이 결정하기로 했다.

오 전 시장도 험지출마 대상자이지만 아직 출마 지역구는 확정되지 않았다. 오 전 시장은 이미 종로구 예비후보로 등록한 만큼, 종로구 출마를 고집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4일 “가부간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가능하면 이번주 내에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인지도가 높은 두 사람을 야성이 강한 지역구에 배치해 ‘탈환’해야만 한다. 하지만 말 그대로 ‘험지’인 만큼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 지키고 있다. 두 사람이 고전을 면치 못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먼저 안 전 대법관은 당 내에서 서울 동작갑과 광진갑, 광진을 등에서의 출마를 압박 받는 분위기다.

동작갑은 과거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지역구였지만 현재는 전병헌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내리 3선을 한 곳이다. 전통적으로 야세가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 최고위원은 19대 총선에서 과반이 넘는 득표율로 당선됐다.

광진갑은 4선에 야당 대표까지 지낸 김한길 무소속 의원이 19대 총선에서 ‘2번 완장’을 차고 52.11%의 득표율로 당선된 곳이며, 광진을은 추미애 더민주 최고위원이 4선(15·16·18·19대)을 하고 있는 ‘추미애 텃밭’이다. 당시 추 최고위원은 상대 후보를 16%p라는 큰 격차로 따돌렸다.

이 때문에 현실 정치는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신인’ 안 전 대법관이 ‘강골 검사’로 국민적 인기가 높아도, ‘정치 거물들’과의 대결에서 승리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다른 예비후보에 비해 선거 운동 시작이 많이 늦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보탠다.

다만 안 전 대법관이 마포갑(더민주 노웅래)에 출마할 가능성도 있다. 당 내에서 거론되는 험지보다는 상대적으로 야성이 약하고, 18대에서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의원이 배출된 만큼 해볼 만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안 전 대법관이 14일 최형두 전 국회 대변인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당에 도움이 되고 또 제가 나갈만한 가치가 있는 곳, 솔직히 당선도 돼야하지 않겠느냐.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생각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마포갑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특히 마포갑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뛰고 있는 강승규 전 의원이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험지도 아니고 야당 대표 인사도 아닌 노 의원을 상대로 출마하는 것은 안 전 대법관의 역할과 신망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일”이라고 발끈한 것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오 전 시장도 마찬가지다. 종로 출마를 위해 주소까지 옮기면서 표밭을 가꿔왔지만, 대표적인 야권 성향의 지역구인데다 5선의 정세균 더민주 의원이 지키고 있어 비집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철근 새정치전략연구소장은 14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아무리 유명인사라는 타이틀이 있어도 그것만 가지고 당선되기가 쉽지 않다”며 “3당 체제가 결코 새누리당에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다. 한시라도 얼굴 알리기 바쁜 시점에 투입 시기가 늦어지면 굉장히 불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통화에서 “국민의당이 새누리당, 중도보수 표심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을 전제했을 때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안 전 대법관과 오 전 시장이 낙마한다면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당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아 험지에 출마했지만, 그곳에서 패배한다면 정치인으로서 재기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당 내에서 ‘정치인으로서 묻힐 수 있다’ ‘정치 인생 끝이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험지 출마 대상자로 거론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농담 섞인 이야기도 나온다.

김 소장도 “중앙 정치를 하려는 사람이 총선에서 떨어지면 영향력 축소뿐 아니라 앞으로 정치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오 전 시장의 경우 총선에서 재기를 못하면 정치적 재기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 평론가도 “(낙마 가능성 때문에) 떨어지더라도 어디서 떨어질 것인가를 잘 생각해야 한다”며 “국민이 봤을 때 출마 명분이 있는 곳이어야 승산도 있고, 낙마 후에도 확실히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다”고 관측했다.

다만 안 전 대법관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예상을 했다. 이 평론가는 “안 전 대법관은 정치인으로서 평가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낙마하더라도 험지로 보낸 당 지도부에만 타격이 있을 지도 모른다”며 “총리 후보자 사퇴했을 때 아쉬워한 국민이 있는 만큼 낙마해도 야성을 기르길 기대하는 국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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