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비하 공공기관 간부 대해 “해고 지나치다”

법원 “홍 씨 행위, 단순한 관념적·감정적인 손해”

세월호 유가족을 비하한 글을 트위터에 올린 공공기관 간부를 해고한 조치는 지나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 13부는 한국관광공사의 카지노사업 자회사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홍 모 씨의 해고를 인정해달라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홍 씨는 2014년 7월부터 3개월간 트위터상에 “자식 죽었는데 왜 부모에게 보상금을 주냐?” "죽은 자식 내세워 팔자 고치려는 탐욕스런 부모들", "자식 죽고 나니 시내 한복판에 드러누워 국민 상대로 단식 쇼", "세월호 유족들은 일 안해도 먹고살 수 있나" 등 세월호 유족과 5·18민주화운동 등을 비하하는 글을 모두 4800여 건 게시했다.

홍 씨가 게시한 글은 그해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되었으며 이에 GKL은 "공공기관 간부로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기관 위신 손상과 명예훼손을 초래했다"는 사유로 홍 씨를 해고했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는 홍 씨의 해고조치가 과하다고 판정했으며 이에 GKL은 법원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홍 씨의 상당수 글은 민·형사적으로 명예훼손이나 모욕 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면서도 "해고는 지나치게 과다해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이어서 "홍 씨의 행위로 GKL이 입은 손해는 단순한 관념적·감정적인 손해로 주식회사 본질인 영업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홍 씨가 명예훼손·모욕 여지가 있는 글을 트위터에 올린 행위로 GKL과 홍 씨가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할 정도로 심각한 손해를 입었다고 볼 자료가 없다"며 부당해고라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