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급성장 전기차 시장' 주도권 잡기 나서나
전기차에 이어 배터리 등 부품 경쟁력 향상에 초점
국내 업체들과 기술 개발 등 협업 타진 활발
중국이 자국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세를 기반으로 전기차와 관련 부품 시장에서도 주도권 잡기에 나서고 있다. 우선 외국업체와의 협업을 통한 기술 경쟁력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향후 전기차와 부품 모두를 자국 업체들에서 생산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4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중국에서의 전기차 누적 판매대수는 15만대를 돌파(15만272대)했으며 12월이 최성수기인 점을 고려하면 연간 판매량은 17만대 이상이 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연간 판매량 7만4763대에 비해 약 127% 이상 증가하는 수치다.
11월 한 달간 판매량만 2만5459대로 전년동월(5000대) 대비 5배 이상(약 409%) 증가하면서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칸디 판다 EV(Kandi Panda EV)의 판매량이 4153대로 3개월 연속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지난 7월 출시된 비야디(BYD)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 탕(EV Tang)’이 4049대를 판매하며 급성장했다.
최근 판매량 증가 뿐만아니라 출시 브랜드도 다양화되는 등 질적 성장이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혁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과거에는 2~3개 차종에 의해 월별 판매량이 좌우됐으나 이제는 1000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한 브랜드가 7~8개에 달하면서 전반적인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국내 부품업체들의 수혜가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SDI와 LG화학은 지난 10월부터 시안과 난징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가동을 시작했고 일진머티리얼즈도 중국 BYD향 일렉포일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또 에코프로도 중국 전기버스에 공급하는 2차전지 양극활물질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향후 몇 배 규모로 더 커질 미래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인버터와 모터 등 관련 국내 부품업체들과 협업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한국 업체들로부터 부품을 공급받고 있지만 앞으로 점점 국산화 비중을 높이겠다는 것으로 이를 위해 기술력 향상을 꾀하겠다는 포석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전기차뿐만 아니라 전기차 관련 부품 경쟁력이 낮지만 막대한 자본력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투자로 전기차 시장을 키워나가는 것처럼 전기차와 부품 생산 능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로 당분간은 국내 부품 업체들이 수혜를 입겠지만 중국이 경쟁력 향상에 본격 나설 경우, 경쟁 구도로 재편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내연기관차와 관련 부품에서 중국의 경쟁력이 낮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전기차의 경우, 초기 시장인 만큼 기술 주도권을 확보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 하에 적극 육성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기차에서 가장 비중이 큰 배터리의 경우, 중국 업체들이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IT용 소형 배터리에서 축적된 경험과 기술 개선 노력을 바탕으로 중대형 배터리에서도 기술격차를 점점 줄여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자국 내 부품 조달을 내세워 삼성SDI와 LG화학 등 외국업체들이 자국에 생산시설을 설립하도록 유도하는 등 다각도로 기술을 습득하려 하고 있다며 이는 향후 국내 기업들에게 큰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은 미국과 유럽 등 다른 국가들과 달리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대신 순수전기차(EV)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는 기존 내연기관에서의 약점을 최소화하고 전기차라는 새로운 플랫폼에서 경쟁력을 키워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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