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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균 뻔뻔함 더 못참아" 조계사 신도들 화났다


입력 2015.12.08 18:09 수정 2015.12.08 18:19        목용재 기자

조계사 경내에서 한상균 지지자와 신도들간 물리적 충돌

백남기 대책위 뜬금없는 '친일미화 정부 규탄'에 눈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생명과 평화의 일꾼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한상균 민주노총위원장의 체포시도와 출두강요 규탄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가운데 한 스님이 장소이동을 요청하며 제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생명과 평화의 일꾼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한상균 민주노총위원장의 체포시도와 출두강요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거취에 대한 조계종 화쟁위원회의 8일 기자회견을 전후로 조계사 안팎은 크고 작은 소동이 연이어 일어났다.

조계사 내부에서는 한상균 위원장을 지지하는 한 여성과 신도들 간의 몸싸움이 벌어졌고, 일부 신도들은 한 위원장이 은신하고 있는 거처로 직접 올라가기도 했다.

조계사 입구인 일주문에서는 조계사 소속의 한 스님과 '생명과 평화의 일꾼 백남기 농민 쾌유와 국가폭력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백남기 대책위)' 간 기자회견 개최 장소를 두고 실랑이가 오고 갔다. 경찰 측은 백남기 대책위의 기자회견을 '불법'으로 간주하고 경고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8일 예정된 한 위원장의 거취와 관련된 화쟁위원회 연석회의 결과 기자회견을 앞두고 한 위원장을 두둔하는 한 여성은 조계사 8각10층 진신사리탑을 돌면서 한 위원장의 안녕을 기원하는 기도를 했다.

이에 격분한 조계사 신도들은 "끌어내라", "내보내라", "신도들이 가만히 있으니 저들이 우리를 호구로 안다", "왜 신도들을 자꾸 자극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이 여성에게 엉겨 붙어 실랑이를 벌였다. 이 여성은 신도들에 의해 수차례 끌려나갔다가 다시 들어오기를 반복하면서 한 위원장의 안녕을 기원하는 기도를 했다.

신도 20여명은 한 위원장의 거처에 진입을 시도하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했다.

화쟁위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는 시점에는 백남기 대책위가 조계사 일주문 앞으로 몰려와 "불교 본연의 정신대로 한상균 위원장을 잘 보살펴주기를 바란다"면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하지만 기자회견을 여는 과정에서 조계사 측이 백남기 대책위 측의 마이크를 빼앗으며 "건너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달라. 다른 단체들도 모두 그렇게 해왔다"고 요구했다.

종로 경찰서 측도 백남기 대책위 측에 "통로가 혼잡하다. 건너편으로 이동해주길 바란다. 시민통행로가 혼잡하기 때문에 건너편으로 이동해서 기자회견을 진행해주길 바란다"면서 "시민통행로 확보가 안 되면 강제 이격 조치에 들어가겠다"라고 경고방송을 하는 등 이날 조계사 인근은 계속된 소동으로 몸살을 앓았다.

백남기 대책위 측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역사교과서 왜곡과 친일독재 미화 반대' 등 한 위원장의 거취와는 관련이 없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박 공동대표는 "역사교과서 왜곡해서 친일 독재 미화 이런 것은 안 된다. 지금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박근혜 정부가 방해하는 것은 안되며 진상규명을 해야한다"면서 "이 나라의 민족을 지키고 민생을 살리는데 박근혜 정부 정책이 전면적으로 바뀌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계사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노동개악을 막기 위해 벼랑 끝에 몰린 그런 심정으로 한 위원장이 조계사에 몸을 의탁하고 있다"면서 "우리들의 요청은 조계사 본래의 정신으로 잘 한 위원장을 잘 보살펴 달라는 것을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인 도법 스님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열린 화쟁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피신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거취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한편 조계종 화쟁위 측은 한 위원장의 거취와 관련해 개최한 연석회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한 위원장 측과 (거취와 관련) 지속적인 대화를 하고 있다"면서도 한 위원장을 강제로 끌어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화쟁위원장을 맡고 있는 도법 스님은 "노동법 처리를 둘러싼 불신의 과정이 있음을 알지만 이 또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어야 한다. 야당은 노동관련법을 연내 처리하지 않겠다는 당론을 확정했다"면서 "야당의 약속, 무엇보다도 국민들을 믿고 한상균 위원장이 자신의 거취를 조속히 결정해 줄 것을 희망한다. 경찰과 정부 또한 12월 5일 집회의 성과를 잘 살려 평화로운 방식으로 이 문제를 풀어가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이 '노동개악'이라고 주장하는 노동법 개정과 관련해서는 "어떤 것이 옳고, 옳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대화와 합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 "노사정 위원회에 참여하는 주체는 물론이고 민주노총, 비정규직, 청년세대 등 당사자들이 폭넓게 참여하는 국민적 공론의 장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 위원장에 대한 경찰 측의 강제 영장집행에 대해서는 "5일 행진은 평화대회였으며 온 국민이 함께 이뤄온 결과물"이라면서 "경찰이 자신들이 얘끼한 그대로 고집스럽게 집행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따라서 경찰도 저희와 함께 선도적으로 이 문제가 평화롭게 풀리고 마무리 될 수 있도록 간곡히 기대한다"고 말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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