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반하장' 한상균 "조계사 신도회 정권의 하수인"
SNS 통해 "사찰은 자본·권력 수법으로 나를 유폐"
도법스님 "자진출두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고 시간 더 줘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자신이 피신처로 삼고 있는 조계사 측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조계사 신도회를 '정권의 하수인'이라고 폄훼하고 조계사 측에는 "참는게 능사가 아닐 것 같다"고도 했다.
한상균 위원장은 7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불교의 총본산 조계사에 인신을 의탁한지 22일이 됐다. 정권의 하수인을 자처한 신도회 고위급들에게 온갖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면서 "사찰은 나를 철저히 고립 유폐시키고 있다. 그 전술은 자본과 권력의 수법과 다르지 않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한 위원장은 "부처가 살아서 조계사에 계셨다면 고통받는 이천만 노동자를 내치지 않았을 것이다. 오늘날 종교의 현실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본질을 외면함을 일상으로 보노라니 씁쓸하다"면서 "객으로 한편으론 죄송해서 참고 또 참았는데 참는게 능사가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수많은 중생들은 탐욕을 반성하는 계기로 삼은지가 엊그제 아닌가. 이 사회의 약자들이 의탁할 하나뿐인 장소를 유지해야 한다는 대의를 내세우는 압력이 거세다"라면서 "부처님의 옷깃을 부여잡고 있는데 힘이 부쳐오고 있다. 온힘을 다해 자승 총무원장 스님을 알현할 것이다. 이렇게 내치는 것이 부처님의 뜻인지 가르침을 달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조계사 화쟁위원회 위원장인 도법스님은 CBS라디오에 출연해 한 위원장의 거취 문제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자진출두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고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며 한 위원장을 두둔하는 입장을 취했다.
그는 라디오를 통해 "(신도들과 한상균 위원장 간의) 소요는 현실적으로 일어나지 않겠는가 싶은데, 많은 대화를 통해서 빨리 자진출두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드는 것이 문제를 푸는 데 가장 바람직할 것이라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자 문제는) 범종교, 범시민사회, 범노동계, 범정계 모든 역랴을을 함께 모아서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희망이 될 수 있는 길을 찾고 만들어가는 것이 해답"이라면서 "그런 가능성만 보이면, 그런 믿을 수 있는 가능성들만 보인다면 바로 (한 위원장을 둘러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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