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주파수 경매, 이통사 '2조원 전쟁' 시작
2.1GHz, 1.8GHz, 2.6GHz 인기 대역 관심 집중
최저 경매가 3000억원~5000억원 예상
내년 4월 4세대(4G) LTE(롱텀에볼루션) 신규 주파수 경매가 진행됨에 따라, 이동통신사간 치열한 주파수 전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경매에 매물로 나오는 주파수 대역은 5개. 각 사에 유리한 주파수를 차지하기 위한 이통3사간 전략 싸움이 분주하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주파수 경매는 2조원을 거뜬히 돌파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경매로 나오는 주파수 대역은 700MHz, 1.8GHz, 2.1GHz, 2.5GHz 2.6GHz 등이다. 이 중 치열한 접전지는 2.1GHz, 1.8GHz 대역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2.1GHz 대역(20MHz폭)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주파수로,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1조원 규모에 달할 가능성이 높다.
◇ “2.1GHz 황금주파수 사수”
각 대역별로 살펴보면 2.1GHz 대역에서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1.8GHz 대역은 KT와 LG유플러스의 접전이 예고된다. 특히 2.1GHz 대역에서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2.1GHz 인접대역(1930~1940MHz, 2120~2130MHz)을 차지하기 위해 첨예한 대립각을 세울 전망이다.
이 대역은 SK텔레콤이 LTE대역으로 사용해오다 내년 12월 사용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는 60MHz폭 중 일부분(20MHz폭)이다. 미래부는 20MHz폭을 회수해 경매에 부치기로 했다. 기존에 사용자였던 SK텔레콤은 해당 대역을 절대 사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통3사는 현재 2.1GHz 주파수를 포함한 대역에서 LTE서비스를 하고 있다. 즉, 해당 대역을 경매로 받으면 새로 통신망을 깔 필요가 없다. 하룻밤만 작업해 스위치를 켜면 LTE서비스를 곧바로 할 수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해당 대역에 이미 8000억원~1조원이 넘는 돈을 투입해 통신망을 설치했다. 경쟁사에 빼앗기기엔 그동안에 해왔던 노력이 아깝다.
2.1GHz 대역에서 경쟁사 대비 주파수가 부족한 LG유플러스도 해당 대역을 원하고 있다. 게다가 자사 인접대역이다. 물량 확보시 추가 비용 없이도 기존보다 속도가 빠른 광대역 LTE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다.
단, LG유플러스는 2.6GHz대역에서 이미 기지국을 구축한 만큼 굳이 해당 대역에 목맬 상황은 아니다. 적당히 가격을 올려 SK텔레콤에 '승자의 저주'를 선사하고 실제 경매시 다른 대역으로 갈아탈지 귀추가 주목된다.
◇ 1.8GHz, 2.6GHz도 매력적...비장의 카드는?
1.8GHz와 2.6GHz 대역도 용도 및 전망은 2.1GHz 못지 않다. 1.8GHz 주파수의 경우 1755~1765MHz, 1850~1860MHz 대역에서 KT와 LG유플러스가 한 판 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해당 대역은 KT(LTE)와 LG유플러스(2G) 주파수 사이에 위치해있다. 1.8GHz는 황금주파수로도 잘 알려져있다. 각 사 노조까지 나와서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던 2013년 주파수 경매 역시 1.8GHz 인접대역 15MHz폭이 최대 이슈였다.
2.6GHz 40MHz폭은 광대역 주파수로 이통사라면 누구나 염두에 둘 만하다. 대역폭이 넓은만큼 LTE속도도 최대 450Mbps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현재 이통사가 상용화한 최대 LTE 속도는 300Mbps이다. LTE 속도 향상의 문제는 향후 5세대(5G)로 연결되기 때문에 미래까지 생각한다면 광대역을 한시라도 빨리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LG유플러스의 경우 2013년 주파수 경매에서 2.6GHz 대역을 할당받아 통신망을 구축했다. 올해에도 2.6GHz 대역을 할당받는다면 타사보다 구축 비용이 훨씬 적게 들어 경쟁에서 유리하다.
주파수는 이통사가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필요한 핵심자원으로, 확보 유무에 따라 통신 서비스 품질이 결정된다. 주파수가 10년간의 사업 성패를 좌지우지 한다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 이유로 주파수 정책을 결정하는 미래부 역시 신중한 접근을 취하고 있다. 경매 방식과 시작 가격을 어떻게 결정할지 검토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고려하면 인기가 많은 주파수 대역은 3000억~5000억원 수준에서 최저가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주파수 경매에는 5개의 주파수가 동시에 매물로 나오기 때문에 이통사로선 최대한 자신의 카드를 막판까지 숨기는 것이 유리하다. 경우의 수가 여럿이기 때문에 전략을 짜는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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