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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지도부, 뻑하면 조계사로 피하는 이유는?


입력 2015.11.17 16:38 수정 2015.11.17 16:58        목용재 기자

1990년대부터 철도노조·민주노총 등 도피 단골장소

보수단체 회원들이 지난 2013년 12월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열린 전국철도노동조합 규탄 집회에서 “불법파업 범죄자들을 쫓아내라”고 촉구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기자

지난해 5월 24일 세월호 희생자 추모집회에서 참가자들과 함께 종로대로를 점거, 청와대 행진 등 불법시위를 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경내에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장은 불법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올해 6월 불구속 기소됐지만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상태다. 올해 5월 집회 당시에도 폭력 시위를 주도, 체포영장이 발부된 바 있지만 경찰 조사에 불응했다.

이런 한 위원장이 지난 14일 벌어진 폭력집회에 등장했다가 경찰의 추적을 뿌리치고 조계사로 피신한 것이다.

조계사는 명동성당과 함께 시민사회와 노동계의 성지로 인식돼 왔다. 종교시설에 대한 경찰 측의 공권력 투입이 법적으로 저촉되는 것은 없지만 과거 삼한시대의 '소도' 등 '종교시설에 대한 공권력 투입은 해서는 안된다'는 관습이 이어지고 있어 경찰조차도 공권력 투입을 자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시위를 주도했던 지도부들이 종교시설을 도피처로 삼고 있다.

지난 2013년 12월 24일 철도파업을 주도한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과 노조원들도 조계사를 도피처로 삼았다. 앞서 지난 2008년 7월부터 9월까지는 광우병 촛불집회 지도부와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 등 6명이 도피해 있다가 빠져나가면서 검거되기도 했다.

2002년 3월에도 발전노조원 150여명이 조계사로 난입했다가 경찰이 2시간만에 조계종 총무원의 요청으로 진입하면서 체포된 바 있다. 1998년 7월에는 현대그룹에서 퇴출당한 현대중기산업노조가 진입해 농성을 벌였지만 5개월 뒤 경찰이 진입하면서 치포됐다.

1994년 7월과 1995년 5월에는 각각 철도·지하철노조 간부 8명, 한국통신노조 지도부와 민영화 반대 세력이 농성을 벌였지만 각각 경찰이 진입하면서 연행됐다.

한편 조계사 측은 현재 한상균 위원장을 내보낼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경찰 측은 한 위원장 검거를 위해 80여명의 기동대 1개부대, 수사요원 40여명을 배치해 조계사 일대에서 삼엄한 경계 태세를 펼치고 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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