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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첫 주말...'절반의 성공'


입력 2015.10.04 12:10 수정 2015.10.04 12:14        김영진 기자

주요 백화점 매출 20~30% 늘어...제조업체 참여 미비, 세일품목도 한정

3일 롯데백화점 본점 이벤트홀에서 고객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데일리안 김영진 기자
지난 1일부터 범정부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는 '절반의 성공'으로 말하고 싶다.

성공 요인은 내수 진작이라는 당초 취지에 맞게 백화점이나 면세점 등 유통채널의 매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 중국 국경절 연휴를 맞아 중국 관광객들이 시내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실패의 요인은 제조업체들이 적극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과 가격대가 큰 가전제품은 평상시와 판매가가 비슷해 할인 체감률이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내 백화점들은 직매입 방식보다 업체에 임대를 주는 방식으로 주로 운영되기 때문에 제조업체들의 참여가 절대적이다. 주로 참여한 제조업체들은 아웃도어 업체들이 많았으나 이마저도 이월상품 판매에 그쳤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풍요의 나라'가 아니라는 점이 미국식 블랙프라이데이 모델을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이다.

지난 3일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진행된 첫 주말 서울 명동을 직접 나가봤다.

먼저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여느 때보다는 쇼핑객들이 많았다. 주로 내국인들이 많이 보였다. 하지만 1층에서 진행된 '향수 기획전'과 10층에서 진행된 '아웃도어 라이프페어' 기획전 이외에는 평소 세일행사와 크게 달라 보이는 건 없었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지난 1일부터 3일 까지 매출이 전년 동일대비 36.7% 증가했다고 밝혔다. 여성분야가 54.7% 크게 증가했고 주얼리·시계도 57.4%로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이어 롯데백화점 본점으로 향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롯데백화점 본점은 거리상 10분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롯데백화점 주변에 오니 중국 관광객들이 상당히 눈에 많이 보였다. 이는 롯데백화점 본점에 롯데면세점이 자리하고 있고 명동도 근처에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중국 관광객들을 모으기 위한 노력의 차이도 있어 보인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한국 백화점이 맞나 싶을 정도로 곳곳에 한글 안내판보다 중국어 안내판이 많이 보였다. 그만큼 중국 관광객들을 유인하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는 뜻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전층에 걸쳐 쇼핑객들이 많이 보였다. 내국인 뿐 아니라 중국 관광객들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롯데백화점 역시 아웃도어 기획전을 진행했는데 신세계백화점보다 참여 브랜드들도 많고 종류도 많아 선택의 폭이 넓었다.

롯데면세점에는 중국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특히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인기가 많았는데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코너에는 계산을 하려는 고객들의 줄이 수십 미터까지 이어졌다.

중국 관광객들의 방문이 확실히 예년 수준을 회복하는 듯 해 보였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3일간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전년대비 23.6% 신장했다고 밝혔다. 주요 상품 군들의 실적을 보면 아웃도어 28.8%, 구두 62.8%, 핸드백 42.1%, 주방·식기 20.3% 등으로 신장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도 같은 기간 실적이 전년대비 27.6% 신장했다고 밝혔다.

백화점 관계자는 "행사 초반이라 섣불리 단정하기 어렵지만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내국인의 소비심리를 살리는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남은 기간에도 행사준비에 만전을 기해 초반 분위기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한국의 블랙프라이데이가 미국처럼 성공하지 못하는 배경은 미국처럼 풍요한 생산과 소비주의가 자리 잡지 못한 영향이 크다. 그럼에도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장기적으로 미국과 같은 큰 행사로 커나가기 위해서는 제조업체들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해 보인다. 또 패션 중심으로 머물러 있는 상품군을 전자제품, 라이프스타일제품 등으로 확대할 필요도 있다. 이월상품을 할인해서 판매하는 게 아닌 연말까지 신상품 재고를 없애려는 제조업체 및 유통업체들의 노력이 있어야할 것으로 보인다.
3일 롯데면세점 본점 설화수 매장에 중국 관광객들이 계산을 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데일리안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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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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