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발언 강해지는 김무성, 보수본색? 전략접근?
선거 앞두고 지지세력 결집하려는 의도라는 분석
김 대표측 "시기가 맞물린 것 뿐, 다른 의도 없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최근 보수적인 언행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이면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집토끼 단속' 차원이라는 분석에 김 대표측은 "기존 입장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지난달 26일부터 7박 10일 간의 방미 일정 동안 김 대표는 톡톡 튀는 발언으로 주목 받았다. 그는 한국전 참전용사에게 큰 절을 올렸을 뿐 아니라 "중국보다 미국", "전투기를 사겠다" 등의 발언으로 야당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다분히 보수 진영을 의식한 행동으로 평가가 나왔다.
31일(한국시간) 뉴욕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는 "보수 우파가 반드시 정권을 재창출해야 한다"며 "보수 우파가 정권을 재창출하는 데 목숨이라도 바칠 각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렇듯 방미 기간 내내 보수 진영을 대변하는 상징적 언행을 쏟아낸 김 대표는 귀국 후 본격적으로 보수 발언을 쏟아냈다. 6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직후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뜻을 밝히며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북한 목함지뢰 도발 사건이 알려져 논란이 됐을 때는 "북한은 예측 불가능한 나라이자 세계의 골칫덩어리"라고 강하게 퍼부었고, 이후 광복절 70주년이 다가오자 이승만 전 대통령 띄우기에 열중하며 긍정적 역사관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을 국부로 예우해야 한다. 이젠 역사에서 공만 봐야 한다"라며 "기념관 설립 등의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 편향적인 시각을 배제해야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방미 이후 부쩍 보수 성향의 발언을 내놓는 김 대표는 보수 진영의 열렬한 호응을 얻기에 충분했다. 당장, 정계에서는 김 대표의 행보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층을 결집하기 위한 의도에 의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총선 앞두고 지지층 결집하려는 의도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총선 모드로 가면 중도 입장을 취해야 한다"며 "지금 보수층을 결집시키지 않으면 나중에 할 수 없다"며 김 대표의 발언 배경에는 보수 세력 결집이라는 목표가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행 자체가 (대권) 행보"라며 "방미 이후 탄력을 받은 김 대표가 (지지층 결집으로) 노선을 잡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도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 이후 여당은 대통령과 호흡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총선과 대선을 차례로 앞둔 상황에서 집토끼(보수층)를 단속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유 전 원내대표 사퇴 파동 당시 청와대와 각을 세우는 여당의 모습에 보수 세력이 일부 와해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돌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13년 말 철도노조 파업 때 김 대표는 당시 박기춘 새정치연합 의원의 제안으로 파업 철회를 이끌어 내 보수 세력의 큰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렇듯 김 대표는 보수 세력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지 못했다. 이 때문인지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그는 한동안 보수단체와 공식적 만남을 미뤄왔다. 비공식 만남은 몇 번 이뤄졌으나 공식적 만남은 취임 1주년을 앞둔 지난 6월에야 이뤄졌다.
앞선 6월 9일, 300여개 보수 성향 시민단체로 구성된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이하 범사련)은 김 대표와의 만남을 가졌고 두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오픈프라이머리 등 새누리당 지도부가 추진하는 중점 과제에 비판을 쏟아냈다.
김 대표는 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한 뒤 "정당정치와 새누리당의 발전을 위해 시민사회의 에너지를 흡수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귀를 더 크게 열어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듣고 보수혁신의 지평을 넓히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김 대표의 행보가 보수 세력을 흡수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주장에 대한 근거인 셈이다.
김 대표의 최근 '우클릭행보'의 효과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 결과가 설명해주고 있다. 이에 따르면 보수층은 김 대표를 중심으로 결집하는 모습이다.
지난 19일 '데일리안'과 '알앤써치'가 공동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김 대표는 16.3%를 차지했다.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은 14.3%를 기록했고 문 대표가 11.7%로 그 뒤를 이었다. 그 다음은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6.8%), 김문수 전 경기지사(4.3%) 순이다.
여권의 차기 주자로 거론되는 김 전 지사가 부진한 가운데 보수층 지지율은 김 대표를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전통적인 지역기반인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에서 각각 28.9%, 20.0%를 차지하며 강세를 보였다.
이번 조사는 '데일리안'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850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이용한 유선/무선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 추출은 성, 연령, 권역별 인구 비례 할당으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4 %p다.
김 대표 측근 "그럼 여당 대표가 진보의 아이콘이 될 순 없지 않나" 부인
그러나 김 대표측은 특별히 보수 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의도를 가지고 행동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방미 이후 시기가 광복절과 맞물려 해당 발언을 한 것 뿐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의 한 측근은 본보에 "'이승만', '대북 관련', '역사 인식' 등에 관한 최근 김 대표의 발언은 오래 전부터 계속 해오던 말이었다"며 "광복 70주년 등 시기적으로 맞물려서 부각이 되는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보수단체와 화해의 제스처로 보인다'는 의견에 "보수단체와 사이가 안 좋고 그런 건 없었다"며 "한 사안을 두고 당과 지지세력 간 이견이 있을 수는 있지만 사이가 안 좋은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작년부터 계속 해오던 이야기일 뿐이고 특별히 뭐가 있는 것은 아니다. 너무 정치적 해석으로 보는 것 같다"며 "집권여당 대표가 진보의 아이콘이 될 순 없지 않나"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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