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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구속...농협중앙회장의 '흑역사' 이번에도?


입력 2015.08.03 17:05 수정 2015.08.03 17:41        이충재 기자

3대째 민선회장 구속…최원병 '특혜 대출 의혹' 수사선상에

서울 중구 농협은행 본점(자료사진) ⓒ농협금융

‘농협 회장 = 구속’이란 흑역사는 이번에도 이어지는 것일까.

검찰이 농협의 특혜대출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면서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3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임관혁 부장)는 최 회장의 비자금 조성과 리솜리조트 특혜대출 개입 등에 대한 정황을 포착해 농협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예고했다.

특히 검찰은 지난 31일 서울 중구 농협은행 본점에서 대출 심사 관련 자료를 압수했다. 수사 초점은 ‘특혜 대출’ 과정에 최 회장이 개입했는지 여부에 맞춰져 있다.

리솜리조트는 지난 2005년 재무건전성이 바닥으로 떨어진 뒤에도 최근까지 농협은행에서 1000억원이 넘는 대출을 받았다. 이미 2012년 총부채가 총자산을 초과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상태였다.

검찰은 또 최 회장의 동생이 고문으로 있는 H건축사사무소에 NH개발이 일감을 몰아준 정황을 포착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나섰다. 검찰 등에 따르면 해당 건축사무소가 농협 산하 유통시설의 설계와 건축 물량을 대거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1~3대회장 모두 구속 불명예…'농협개혁' 목소리 높아질 듯

이번 사건으로 최 회장까지 사법 처리될 경우 농협의 역대 민선 회장 모두 검찰 수사를 받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기게 된다.

농협은 최 회장을 둘러싼 의혹이 ‘사실무근’이라고 하지만, 또 한번 농협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최 회장은 취임 때부터 정치적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경북 경주 출신으로 2007년 12월 민선 4대 농협중앙회장에 취임한 최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고교(동지상고) 후배로 조명을 받았다.

일각에선 이번 수사를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인 최 회장에 대한 ‘밀어내기’ 등 정치적 갈등을 배경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이번 수사가 전방위적인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로 확대될 지 여부도 주목된다.

앞서 1~3대 민선 농협중앙회장이었던 한호선-원철희-정대근씨는 모두 수억원대의 금품수수와 비자금조성 등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농협 회장들의 비리가 끊이지 않는 것은 중앙회장에게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된 데다 유명무실한 감시시스템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농협회장이 잇따라 비리행위로 구속되자 정부는 2005년 중앙회장의 권한을 축소시키는 방향으로 농협법을 개정했지만, 권력 집중이나 지역조합 간 유착에 대한 처방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신임 회장 취임사 마다 “전임 회장의 전절을 밟지 않겠다”는 선언이 필요할 정도였다.

"농협개혁 없이는 '회장=구속' 흑역사 계속될 것"

이에 따라 ‘농협 개혁’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논의의 핵심은 중앙회장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재조정과 견제장치 마련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여년 간 ‘농협 개혁’을 통해 관치에서 벗어났다고 해도 대부분 선언적 의미에 불과할 뿐, 여전히 정권과 연관성이 큰데다 전국에 퍼져 있는 거대 조직에 각종 민원과 청탁이 끊이지 않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진 못했다는 지적이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농협은 중앙회장이 가진 권한이 막대한데 반해 조직을 통제할 내부 시스템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면서 “이에 대한 근본적 처방 없이는 ‘회장=구속’이라는 흑역사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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