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이번 휴가 때 무슨 책을 읽을까
노 전 대통령과 이 전대통령은 휴가전에 읽을 책 공개
지난 2013년 휴가 후에는 '답성호원' 등 구입사실 공개
집권 하반기를 맞이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올해 여름휴가를 청와대에서 정국을 구상하는데 할애하기로 하면서 역대 대통령들의 여름휴가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오는 27∼31일 여름 휴가를 청와대 관저에 머물면서 노동개혁, 경제활성화 등 하반기 정국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휴가 기간 중 특별히 외부로 나가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휴식하면서 조용히 정리도하고 생각도 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첫 해 여름 휴가에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휴가를 보냈던 저도를 찾았다. 박 대통령은 이곳에서 주로 바닷가에서 산책하거나 여객선을 타고 섬 주위를 도는 등 '쉬는 휴가 기간'을 보냈다. 저도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별장 청해대(靑海臺·바다의 청와대)가 있었던 곳으로 박 대통령은 영애시절 이곳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등 가족들과 여름휴가를 보낸 바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저도 여름휴가 당시 '추억 속의 저도'라는 제목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렸다. 이 글에서 박 대통령은 "35여년 지난 오랜 세월 속에 늘 저도의 추억이 가슴 한 편에 남아 있었는데 부모님과 함께 했던 추억의 이곳에 오게 되어서 그리움이 밀려온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가 터진 이후 지난해 휴가 때는 밖으로 나오지 않고 청와대 내에 머물면서 휴식을 취했다. '세월호' 참사와 잇단 총리 후보자들의 낙마 등으로 정국이 어수선해 '휴가다운 휴가'를 보내지 못했다.
올해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과 국가정보원 해킹 사건 등으로 정국이 어수선한 상황이라 박 대통령의 특별한 휴가 일정은 정해지지 않고 청와대 경내에서 시간을 보낼 것을 알려졌다. 특히 박 대통령은 휴가기간 동안 오는 8월 25일 집권 하반기를 맞이해 국정동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겠다고 선언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집권 첫 해인 2008년 7월 26일~30일 진해 해군 휴양지로 휴가를 다녀왔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은 진해의 해군 휴양소를 즐겨 찾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김윤옥 여사를 비롯한 가족들과 함께 이곳에서 스포츠를 즐기며 하반기 국정 운영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 때문에 취임 첫해 여름휴가 당시는 한미소고기협상으로 불거진 '촛불정국'과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등으로 정국이 어수선했는데 이 전 대통령은 여름휴가 기간 해결책에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여름휴가 복이 가장 없었던 사람으로 꼽힌다. 2004년 탄핵 소추, 2006년 태풍 에위니아로 인한 수해 , 2007년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건 등으로 휴가를 떠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 청와대를 휴가지로 삼았다.
청와대 관저 안에서 노 전 대통령은 책 몇 권을 선정해 온종일 독서에만 열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서재에서 나오는 일은 식사를 하거나 잠시 바깥 바람을 쐬기 위해 청와대 산책로를 도는 것이 전부였다고 한다.
한편 이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은 여름휴가에 앞서 휴가기간 읽을 책을 대중에 공개하기도 했지만 박 대통령은 집권 3년차를 맞이하면서도 아직까지 여름휴가 기간에 읽을 책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지난 2013년 여름 휴가를 마치고 '답성호원' 등 몇권의 책을 구입한 사실이 알려졌다.
여름휴가 기간 대통령이 읽은 것으로 공개된 책들은 대중의 큰 관심을 받으면서 베스트셀러에 올라가는 등 국민들의 독서 열풍에도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도 박 대통령이 휴가 후에나 읽은 책을 공개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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