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효과? 신규폰 줄이고, 전략폰 앞당기고
삼성-LG, 선택과 집중, 중저가 단말 틈새 시장 공략
‘갤럭시노트5’ 8월 조기 출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보다 신규 스마트폰 개수는 줄이고, 중저가 단말로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프리미엄 단말 부문은 대화면 시장 선점을 위해 예상보다 한 달 앞당겨 출시될 전망이다. 스마트폰 시장 포화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에 따른 소비자 단말 구매 행태 변화 등으로 주요 제조사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신규 단말 라인업을 축소했다. 지난해 6월까지 이통사를 통해 출시된 스마트폰은 삼성전자가 갤럭시S5를 포함 6종, LG전자가 G3를 포함 3종이었다. 대대로 비수기로 통하는 6월부터 8월에도 삼성전자는 갤럭시W, 갤럭시S5 광대역 LTE-A, 갤럭시 알파 등 3종을 내놓았으며, LG전자는 G3비트, G3캣6, GX2, G3A를 추가로 선보였다.
그러나 올해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6를 필두로 4종, LG전자가 G플렉스를 포함 6종을 출시하는데 그쳤다. 눈에 띄는 것은 중저가 특화 단말 출시와 속도를 강조한 프리미엄 단말 부재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보급형 단말로 ‘갤럭시A8’과 ‘갤럭시J5’를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갤럭시J시리즈를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통사가 아닌 자급제 단말로 선보인다. 갤럭시A8의 경우도 SK텔레콤 전용으로 내놓는다. LG전자는 6월 말 SK테렐콤 전용으로 보급형 단말 ‘밴드플레이’와 알뜰폰 전용 단말 ‘마그나’를 출시했다. 알뜰폰 전용 단말은 LG전자로서 첫 출시이다.
앞서 제조업체는 스마트폰 보급률 포화로 올해 스마트폰 라인업을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마트폰 보급률은 80%를 돌파했다. 단말 라인업이 증가하면 부품 생산과 수급, 유통영업, 재고관리 마케팅 비용도 증가한다. 또한 단통법 이후로 소비자들이 값비싼 프리미엄보다 중저가 단말에 관심을 갖는 추세다. 제조사가 점유율이 증가하는 알뜰폰이나, 이통사 전용 단말로 차별화를 두는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이유다.
LTE보다 몇 배 빠른 속도를 강조한 '갤럭시S5 광대역 LTE-A', ‘G3 캣6’ 같은 단말은 올해 구경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는 이통사와 관련있는데, 올해 주파수 부족과 네트워크 전략으로 속도 마케팅이 지난해보다 뜸했기 때문이다.
대신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출시는 앞당겨질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5’를 9월이 아닌 8월에 조기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삼성전자는 통상 9월 초에 독일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 IFA를 통해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공개해왔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폰6S 시리즈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출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화면 스마트폰 시장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애플은 물론 중국 로컬 업체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는 소형 화면보다 대화면에 대한 수요가 많다.
국내 시장 분위기도 한 몫 했다. 단통법 이후 이통시장이 침체되자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신규 단말 출시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규 단말이 출시되면 잠시라도 소비자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6월말에 열린 안정화 정책 협의회에서 삼성측도 이같은 분위기를 감안해, 8월로 단말 출시를 앞당기겠다고 공언했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 포화, 단통법, 글로벌 경쟁 구도 변화 등으로 국내 제조사의 단말 출시 전략에 변화가 생겼다”며 “전략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특화 중저가 단말로 라인업을 보강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다. 프리미엄 단말의 경우 가격이 얼마나 낮아질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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