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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유승준만 용서받지 못하는 까닭은 '이것'


입력 2015.05.19 17:29 수정 2015.08.12 10:14        민교동 객원기자
유승준 심경고백. 유승준 심경고백. ⓒ 신현원 프로덕션

가수 겸 배우 유승준이 다시 뜨거운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오는 19일 저녁 10시 30분 실시간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TV를 통해 대한민국 입국금지에 대한 심경 고백을 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유승준은 자신의 웨이보에 관련 글을 올리기도 했다. 다음은 ‘안녕하세요. 유승준입니다. 저를 기억하시나요?’라는 제목의 유승준이 올린 글의 내용이다.

“한국을 떠난지 13년만입니다. 이제 와서 제가 감히 여러분 앞에 다시 서려고 합니다. 떨리고 조심스럽지만 진실 되고 솔직한 마음으로 서겠습니다. 진실만을 말하겠습니다. 너무 늦어서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서 정말 죄송합니다. 5월 19일 저녁 10시 30분에 뵙겠습니다. 아직 아름다운 청년이고 싶은 유승준.”

유승준은 지난 2002년 병역 기피 의혹을 받으며 한국 연예계를 떠났다. 단순히 물의 연예인으로 분류돼 한국 연예계로 컴백하지 못하는 상황이 아니다. 그는 출입국 관리법 11조에 의거해 입국 금지를 당한 상황이라 법적으로 한국 입국이 아예 불가능한 상황이다. 단 한차례 입국이 허용되긴 했다. 지난 2003년 6월 약혼녀가 부친상을 당하자 법무부가 인도적인 차원에서 잠시 입국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그리곤 다시 입국 금지다.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연예인 유승준의 한국 연예계 컴백에 대해선 찬반양론이 맞서고 있다. 이젠 유승준을 용서해도 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점차 많아지고 있는 것. 2002년 당시에는 전국민이 유승준에 분노했었음을 감안하면 그의 컴백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이 생겨났다는 것은 분명 커다란 변화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국내 여론은 그의 한국 연예계 컴백 및 한국 입국에 부정적인 의견이 압도적이다.

게다가 병무청은 더욱 단호한 입장이다. 심지어 그의 컴백 및 입국에 찬성하는 일부 의견을 ‘착각’이라고 언급했을 정도다. 병무청 부대변인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국민들과의 약속을 어겼으며 본인 스스로 국적을 버려 이제는 외국인인 이에 대해 논할 가치도 없다”며 “법에 따라 영원히 국적을 회복할 수 없으며 입국 금지 해제 고려 대상도 아니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왜 유독 유승준만 대중에게 용서를 받지 못하며 병무청이 여전히 논할 가치도 없는 일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이어가는 것일까.

우선 그는 유승준이 아니며 더 이상 유승준이 될 수 없다. 병무청 부대변인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부분을 강조했다. “유승준에 대한 처분이 일부 가혹하다고 보는 이들이 착각하는 부분 중 하나는 그는 ‘유승준’이 아니라 ‘스티븐 유’라는 외국인이라는 점”이라며 “군대를 가지 않으려 스스로 국적을 포기한 사람이다. 13년이 지났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게다가 유승준의 이번 심경 고백 역시 “본인도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 절하했다.

병무청의 언급처럼 그는 더 이상 한국인 유승준이 아닌 미국인 스티브 유다. 그렇다고 외국인의 한국 입국을 무작정 막을 수는 없다. 게다가 요즘에는 외국 국적의 외국인이 한국 연예계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유승준은 거듭 군 입대를 공개적으로 약속했으며 이를 어기고 몰래 미국으로 떠나 한국 국적을 버렸다.

당시 유승준의 이런 결정에는 분명 그만의 이유가 있을 것이며 이번 심경고백에서 그 과정에 대한 속내를 털어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사연의 절절함에 많은 대중이 그를 이해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병역의 의무를 주관하는 병무청 입장에선 이런 개개인의 사정을 모두 감안해 가면서 업무를 수행할 수는 없다. 군대를 가고 싶어서 가는 이들 보다는 개개인의 사정에도 불구하고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군에 입대하는 이들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결국 병무청은 유승준의 입국 금지를 병역의 의무라는 중요한 가치를 지키기 위한 방편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병무청은 유승준이 법에 따라 영원히 국적을 회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법적으로도 스티브 유가 유승준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유승준의 입국을 금지하는 법적 근거인 출입국 관리법 11조는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사유가 있는 사람에 대해 입국 금지조치를 내릴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결국 유승준은 병역 기피를 목적으로 한국 국적을 버린 행위가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사유’로 분류된 것이다. 병무청이 병역의 의무를 대한민국의 이익과 공공의 안전에 직접적으로 연결된 사안으로 본 것인데 대중들 역시 이런 병무청의 입장에 큰 이견이 없어 보인다.

법적인 잣대와 달리 대중의 시선은 누그러지고 동정론이 일수도 있다. 그럼에도 유독 대중은 여전히 유승준에게 호의적이지 못하다. 아무래도 그 배경에는 그가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았다고 여기는 이들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병역 기피에 휘말린 연예인은 유승준 외에도 많다. 오히려 브로커를 활용해 불법적인 방법으로 병역을 기피하려다 적발된 연예인들도 있지만 그들 가운데 대부분은 지금 톱스타의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결국 군대를 다녀왔다는 데 있다.

병역 기피 자체만 놓고 보면 유승준보타 더 큰 질타를 받아야 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군에 입대해 병역의 의무를 다하면서 다시 한 번 대중의 사랑을 받을 기회를 얻은 것이다. 심지어 군에 두 번이나 다녀온 싸이는 이제 월드스타가 됐다.

그렇지만 유승준은 한국 국적을 버리는 것으로 아무론 대가도 치르지 않았다. 한국 국민이 아닌 만큼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을 수 있게 됐다. 책임을 지지 않고 대기를 치르지 않은 터라 유승준은 되돌아올 기회조차 허락받지 못하고 있다.

물론 지난 13년 동안 한국 연예계를 떠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아예 한국에 입국조차 하지 못하며 지낸 것 역시 큰 처벌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가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이라는 입장을 감안하면 그가 한국에 들어오지 못한다는 것 자체가 책임을 지고 대가를 치르는 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

만약 그가 여전히 한국인인데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그것은 처벌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인권의 차원에서 접근할 수도 있는 문제다. 과거 정치범 등으로 분류된 이들 가운데 실제 그런 상황에 놓인 이들도 분명 있었다. 그렇지만 유승준이 아닌 외국인 스티브 유에게 이것은 대가를 치르고 책임을 지는 행위가 될 수 없다.

분명 사연은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인기 가수이던 그가 군대에 가기 싫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한국 국적을 버린 것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런 속내를 모두 밝힌 뒤 대중들이 조금이나마 그를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오해했던 부분이 풀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젠 그가 다시 스티브 유에서 유승준으로 돌아올 수 없는 국내법과 책임을 지고 대가를 치르는 모습을 대중에 보여줄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유승준의 입국과 연예계 컴백은 앞으로도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스팟연예 기자 (spote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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