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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돌파 '어벤져스2'의 성과…'명과 암'


입력 2015.05.18 09:12 수정 2015.05.18 09:27        부수정 기자

마블 스튜디오 최초 성과…박스오피스 점령

엇갈린 평가 속 스크린 쏠림 여전히 문제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이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마블 히어로들의 힘은 막강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이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마블 스튜디오가 제작한 영화로는 최초다.

17일 수입·배급사인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는 '어벤져스2'가 이날 오후 5시20분 기준으로 누적 관객 1000만3473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개봉 25일 만의 성과이자 전편 '어벤져스'(2012·707만명)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1360만)와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1029명), SF 영화 '인터스텔라'(1027만명)에 이은 네 번째 천만 외화로 누적 매출액은 848억원이다.

영화는 역대 외화 중 최단 기간에 천만을 돌파한 '아바타'(39일)의 기록을 무려 14일이나 앞당겼으며 '겨울왕국'(46일), '인터스텔라'(50일)의 기록도 눌렀다. '국제시장'(27일)과 '7번방의 선물'(32일), '광해: 왕이 된 남자'(38일)보다도 빠른 속도다.

예고된 흥행…마블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힘
'어벤져스2'의 거침없는 흥행은 예견됐다. 한국 배우 수현의 출연을 비롯해 한국 로케이션, 또 영화의 원작인 마블에 대한 국내 팬덤은 흥행으로 이어졌다. 개봉 전 예매율은 이미 94%까지 치솟았고, 예매 매출액과 예매 관객수는 46억원과 44만명을 각각 넘어섰다. 개봉 사흘째인 지난달 25일에는 하루 만에 관객 115만명을 동원해 외화 최초로 '1일 100만 시대'를 열었다.

'어벤져스2'는 마블 히어로들의 모임인 어벤져스 팀이 전 세계를 위협하는 최강 적 울트론에 맞서는 내용을 그렸다. 기존 인물 외에 퀵 실버(아론 테일런 존슨), 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 울트론(제임스 스페이더), 비전(폴 베나니), 닥터 조(수현) 등을 추가해 전편보다 풍성해진 캐릭터들을 보는 재미를 더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국내 마블 팬들의 사랑은 대부분 흥행으로 이어졌다. '어벤져스'(2012·707만명),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2014·416만명)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2014·431만명), '아이언맨3'(2014·900만명) 등이 그렇다. 마블 시리즈는 전작과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치를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한다. '어벤져스2'의 1000만 돌파는 단순히 팬덤 영화 그 이상을 뛰어넘은 효과를 올린 것으로 영화계는 분석하고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이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상반된 평가…"역시 마블" vs "전편보다 재미없어"
뜨거운 인기에도 불구하고 '어벤져스2'의 평가는 평단과 관객 사이에서 엇갈린다. 풍성한 볼거리와 화려한 액션신은 장점으로 꼽히지만 너무 많은 캐릭터와 긴 상영시간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영화 평론가 듀나는 자신의 블로그에 "블록버스터 팬들을 위한 재미있는 액션신들이 많고 특히 헐크와 헐크 버스터 대결이 잘 나왔다"면서도 "캐릭터들을 잔뜩 끌고 들어와 잡다하다"는 리뷰를 올렸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지난달 YTN '시네마 인 뉴스'에서 "캐릭터들을 추가해 스토리를 강화해 흥미진진하다"며 "특히 젊은 관객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 평론가는 또 "국내 관객이 '어벤져스2'에 유난히 애정을 보이는데 할리우드 스타들의 내한 효과와 시리즈에 대한 기대치 등이 힘을 발휘했다. 그런데 이게 좀 과하다. 개봉 초기에 극장에 가면 '어벤져스2' 밖에 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자신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팬이라고 소개한 30대 남성 관객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 정말 재미있고, 1편보다 낫다"고 했다. 또 다른 관객은 "중간에 지루해서 잤다. 어수선한 장면들이 있었고 캐릭터가 많아서 헷갈리기도 했다"고 실망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 여전히 논란
'어벤져스'는 지난달 23일 개봉 당일 극장 1826개, 상영횟수 9761번을 기록했다. 국내 스크린 수가 2300여 개임을 감안했을 때 3분의 2를 '어벤져스2'가 장악한 셈이다. 오 평론가는 "이 정도 스크린 점령은 문제가 있다. 이렇게 되면 관객 취향 자체가 좁아져 버리게 된다. 국내 영화 산업 구조의 형태가 지나치게 쏠림화 돼 있는 현상"이라고 꼬집었다.

사실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천만을 돌파한 '명량'과 '국제시장' 때도 마찬가지였다. CJ E&M이 투자·배급한 두 영화는 계열사인 멀티플렉스 체인 CGV에서 스크린을 독차지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어벤져스2'는 직배사인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가 배급을 맡고 있다. 대기업의 수직 계열화를 통한 독과점은 아니라는 얘기다. 즉 '어벤져스2'의 스크린 쏠림 현상은 한국 영화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어벤져스2'와의 경쟁을 시도조차 안 한 한국 영화들도 비난을 피하긴 어렵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국내 영화 '차이나타운'이 성공한 건 다른 영화들이 피한 '어벤져스2'에 맞서 틈새 공략을 펼친 덕분이다.

누리꾼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네이버 아이디purg****를 쓰는 한 누리꾼은 "흥행 영화에만 스크린을 주니 아쉽긴 하다. 다른 영화는 보지 말라는 건가?"라고 말했고, 또 다른 누리꾼(아이디 smy3****)은 "'명량' 때도 그랬는데 유독 이번에 시끄러운 것 같다"고 짚었다.

홍보사 호호호비치 관계자는 "'어벤져스2'가 외화라 타깃이 되는 듯하다"며 "스크린 수는 예매율과 선호도 등 빅데이터 분석에 따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흥행 요인에 대해선 "가족 관객들이 주말에 영화를 본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제 관심사는 역대 외화 최고 흥행작 '아바타'(1362만명)와 최다 관객을 보유한 '명량'(1761만명)의 기록을 깨느냐다.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손현주 주연의 스릴러 '악의 연대기'와 액션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등이 '어벤져스2'를 밀어내고 박스 오피스 1,2위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지훈 김강우 주연의 19금 사극 '간신', 전도연 김남길 주연의 '무뢰한'도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실시간 예매율(오전 8시 30분 기준)은 '간신'이 27.7%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26.1%, '악의 연대기' 12.7%,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7.8% 순이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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