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vs LF 편집샵 놓고 '격돌'
LF 남성전문 편집샵 '토크'론칭...제일모직 '비이커' 2년 만에 매장 19개로 확대
국내 패션업계 1, 2위를 다투는 제일모직과 LF(구 LG패션)가 편집샵을 놓고 본격 경쟁을 펼친다. 패션 매장이 기존 의류 및 한 브랜드 중심에서 다브랜드 토털 라이프스타일샵으로 변모하는 트렌드에 맞춰 국내 패션 대기업들 역시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8일 관렵업계에 따르면 LF는 지난 9월 남성 전문 편집샵 '토크(TALK)'를 론칭했다. 토크는 LF의 남성패션 브랜드인 TNGT에서 내놓는 편집샵 라인이며 리테일사업부장인 조수빈 상무가 진두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상무는 서울여대 의류학과를 나와 미샤와 한섬에서 경력을 쌓았다.
현재 프리 론칭 기간인 토크는 내년 1월까지 자체제작(PB)상품과 수입 브랜드 제품들을 50대 50 비중으로 갖춰 완성된 모습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토크는 25~35세의 현대 도시남성을 위한 컨템포러리 리테일 브랜드를 지향한다. 디자인은 해외브랜드 띠어리와 유사한 모던함과 심플함에 초점을 맞췄다.
LF는 기존 마에스트로와 TNGT 등 남성 브랜드들이 있었지만 남성들의 토털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편집샵은 부재했다. 어라운드 코너라는 편집샵이 있기는 하지만 여성 쪽에 가깝다.
토크는 서울 명동에 위치한 LF의 아뜰리에24를 비롯한 롯데백화점 잠실점, 강남점, 대구점 등에 입점했고 코엑스몰에도 최근 입점하며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LF에서 토크를 론칭하기까지는 제일모직의 비이커의 영향이 컸다는 전언이다.
2012년 청담동과 한남동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한 제일모직의 비이커는 초반의 부진을 겪은 이후 PB상품을 확대하는 등 MD를 대폭 개편해 파르나스몰, 에비뉴엘월드타워, 갤러리아 명품관 등 19개 매장으로 확대했다.
비이커는 여러 화학물을 혼합해 완전히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내는 실험도구 비이커처럼 다양한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이 비이커 안에서 자유롭게 어우러지게 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청담동과 한남동 플래그십스토어는 '정크야드 프로젝트'로 버려진 문이나 가구 등 폐건축 자재를 재활용해 인테리어를 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비이커는 남성과 여성 제품을 동시에 판매하고 있고 수입상품 위주에서 PB상품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비이커는 제일모직 해외상품사업부의 박철규 전무가 맡고 있다.
비이커는 정장보다는 캐쥬얼이 더 강하며 토크는 정장 비중이 높다는 차이가 있다.
LF 관계자는 "편집샵의 약점은 수입 상품 비중이 높고 매출 규모도 크지 않다는 점인데, 매장을 확대하고 PB상품을 비중을 확대해 매출 및 수익성도 갖춘 편집샵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오롱FnC 역시 시리즈코너라는 편집샵을 기존 한남동 단독매장에서 최근 코엑스몰에 오픈하는 등 편집샵을 키우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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