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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풍' 허니버터칩, 꼬꼬면 될까 신라면 될까


입력 2014.11.21 15:46 수정 2014.11.21 16:55        조소영 기자

8월 초 출시돼 3개월 만에 매출 103억원·판매량 850만 봉지 '대박'

'지속적 열풍 vs 찻잔 속 태풍'…"6개월 후는 돼봐야 알 수 있어"

해태제과 허니버터칩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자료사진, 오른쪽 군중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데일리안

해태제과가 내놓은 신제품 '허니버터칩'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인터넷상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슈퍼마켓, 편의점 등에서 품절 사태가 일어나더니 이제는 웃돈을 얹어 파는 중고거래까지 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스타들은 허니버터칩을 어렵사리 구했다며 SNS에 인증샷을 올린다. 그야말로 '히트작 반열'에 오른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아직 성공 여부를 단정짓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있다. '지속적인 열풍'이 될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지 좀 더 지켜봐야한다는 것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허니버터칩은 지난 8월초 출시돼 3개월 만에 매출 103억원, 판매량 850만 봉지를 돌파하며 '대박'을 터트렸다.

말 그대로 '없어서 못 파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이렇게 해태제과가 수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것을 두고 "일부러 '품귀현상'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소성수 해태제과 팀장은 "9월 말부터 허니버터칩이 생산되는 강원도 원주 문막공장을 3교대 24시간 풀가동 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물량 맞추기가 어렵다보니 '품귀마케팅' 루머가 나오는데 절대 그런 건 아니다"고 일축했다.

업계 "제과업계 향한 인식 제고" 환영…버터맛 과자 트렌드 동참

대박의 비결은 바로 맛. 해태제과는 생감자에 프랑스산 고메버터와 국내산 아카시아 꿀을 첨가해 달달하면서도 고소한 맛의 허니버터칩을 만들어냈다.

소성수 해태제과 팀장도 허니버터칩의 인기비결은 '맛'에 있다며 "기존 감자칩의 짠맛에 한국인이 좋아할만한 단맛을 어울리게 한 점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해태제과가 이 같이 여러 가지 맛이 어우러지는 허니버터칩을 개발하는 데에는 2년여가 걸렸다. '해태제과만의 감자칩'을 개발하기 위해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는 총 지휘자로 나서 직원 6명을 인원으로 하는 TF팀을 꾸렸다. 이들은 이후 미국·일본 등에서 판매되는 감자칩을 전수조사하고 MSG를 사용하지 않고도 짭조름하면서도 달고 고소한 맛을 내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업계에서는 허니버터칩의 성공을 반기고 있다. 허니버터칩 돌풍이 최근 제과업계를 향해 쏟아졌던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시선을 완화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앞서 업계는 소비자들로부터 과자 양은 적고 포장만 비대한 '질소과자'를 생산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여기에 해태제과의 모회사인 크라운제과가 '식중독균 과자', 동서식품이 '대장균군 시리얼'을 시중에 유통시켜 논란을 일으켰다.

허니버터칩 열풍은 기존 히트상품의 맛 또는 형태를 변모시킨 '형제제품' 출시에 주력하며 '안정적인 수익'에만 매달리던 제과업계를 '신제품 출시 바람'으로 끌어들이는 효과까지 내고 있다.

특히 해태제과의 라이벌인 롯데제과, 오리온, 농심 등은 허니버터칩을 하나의 트렌드로 보고 '버터맛 과자'로 허니버터칩에 도전장을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해태제과가 수요에 따른 공급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빨리 잉여 수요층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꼬꼬면' 사례 재현?…'신화' 될지 '거품' 될지는 6개월 넘어봐야

한편에서는 2011년 8월 출시된 팔도(당시 한국야쿠르트)의 '꼬꼬면 열풍'과 '허니버터칩 돌풍'을 비교하며 '거품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당시 꼬꼬면은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허니버터칩과 같이 품귀현상을 빚었고 경쟁업체가 잇달아 하얀 국물 라면 출시 러시에 뛰어들며 라면업계에 빨간 국물이 아닌 하얀 국물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급작스럽게 얻은 인기는 그만큼 급하게 식었다. 이후 업계서 내놓는 신제품들은 다시 빨간 국물로 회귀했다.

물론, 해태제과는 "꼬꼬면과 허니버터칩은 다르다"는 입장이다. 소성수 팀장은 "소비자들은 꼬꼬면을 하얀 국물 때문에 찾았지만 한국인의 전통적 입맛인 빨간 국물에 끌려 다시 돌아가게 됐다"며 "그러나 감자칩은 한국 제품이 아닌 서구식을 그대로 들여왔다. 해태제과는 여기서 벗어나 한국적 입맛을 찾아낸 것이기 때문에 꼬꼬면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이 다양한 상황이 혼재된 초기 돌풍인만큼 허니버터칩이 제과업계의 신화를 쓸지 거품으로 끝날지 지켜봐야한다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제품이 자리잡았다고 보는 기간은 6개월 후부터 1년"이라며 "이 기간 동안 매출이 지속된다면 허니버터칩은 성공한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가정의 달인 4~5월에 과자 소비가 많은데 이때 허니버터칩이 얼마나 판매되는지도 지켜볼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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