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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고금리' 이유있었네…금리상한선의 역설


입력 2014.10.15 17:38 수정 2014.10.15 17:43        김해원 기자

저축은행 금리상한선 34.9%로 대부업 상한선과 동일

대부업에서 저축은행 인수한 은행은 29.4%로 차별적용

저축은행 "신용등급 이외 내부평가 항목으로 고금리 적용"

저축은행들이 신용등급과 상관없이 고금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저축은행들이 대출을 해주면서 금융소비자들에게 신용등급과 상관없이 일괄적인 고금리를 취하고 있어 금리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일부 저축은행들이 신용등급이 1~3등급으로 높은 고객에게도 연 30%의 고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또 신용등급 1등급과 9급간의 금리차이도 미미했다.

이같은 현상은 금융당국의 금리상한선 때문이다. 현재 일반 저축은행의 금리 상한선은 34.9%로 높게 책정돼 대부업계와 동일한 조건이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대출금리 상한선을 높게 두니 일정 부분 대출금리를 높게 적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아울러 각 저축은행들은 신용등급 이외에 '내부 평가'항목을 적용하면서 높은 신용등급이어도 저신용등급자와의 차등없이 고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 최고 금리 제한이 34.9%로 대부업체와 동일한 것은 맞다"며 "다만 저축은행들도 신용평가 시스템을 통해서 등급별 원가 분석 등 고객의 신용등급에 맞는 금리를 부여하도록 감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현재 각 은행별로 신용평가 시스템이 이행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며 "금년 연말 쯤이면 '일괄 적용'이 아닌 신용등급별 대출 금리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저축은행의 신용등급간 대출금리 차별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현대저축은행의‘스타일론’ 신용대출은 평균 금리가 연 34.9%다. 신용등급 1등급인 우량 고객에게 매기는 금리는 연 33.5%로 금리 차이가 거의 없다.

2등급부터 8등급 고객에겐 모두 34.9%의 금리를 일률적으로 부과하고 있다. 현대 '나래론’은 3등급과 6등급에게 매기는 평균 대출금리가 34.9%로 같다. 예가람저축은행도 ‘라이본S론’은 1등급 고객에게 평균 28.8%의 금리를 적용하고 2등급부터는 모두 30%가 넘는 고금리를 받고 있다.

친애저축은행의 ‘원더풀프리론’은 1등급부터 9등급까지 금리가 29.2%로 같다. 우량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원더풀VIP론’의 평균 대출금리는 연 28.3%다. 이 상품 역시 1등급(25.7%)과 9등급(29.2%) 간 금리 차이가 3.5% 포인트에 불과하다. 사실상 일부 우량 고객을 제외하면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고금리를 그대로 물리고 있는 셈이다.

웰컴저축은행이 내놓은 ‘웰컴뱅크론’은 3등급(28.2%)과 9등급(29.9%) 간 차이가 거의 없다. OK저축은행의 ‘누구나OK’ 상품은 1등급(25.9%)과 9등급(29.8%) 간 차이가 3.9% 포인트다.

이에 대해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중앙회에서 나이스 신용평가 시스템으로 공시를 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신용등급간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하지만 신용등급이 1등급이어도 내부평가 기준인 CSS평가를 통해서 금리를 적용한다"고 해명했다.

내부평가 기준은 부도률, 내부거래 기록, 대부업체 사용 기록 등이 포함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다만, 일반 저축은행과 달리 대부업 계열 저축은행은 29.9%로 상대적으로 고금리 상한선이 낮다. 이 때문에 시중 저축은행보다 높은 이자를 받을 수는 없지만, 대부업체에서 전환된 고객이 많아 대출금리가 평준화된 추세를 보였다.

영업 시작단계로 대부업에서 전환해 넘어온 고객이 대부분이어서 신용등급별로 금리차등이 없었다.

일례로, 러시앤캐시의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지난 7월 OK저축은행을 출범하면서 기존 대부업 대출을 사용하는 고객들을 저축은행으로 전환시켰다.

이에 대해 OK저축은행 관계자는 "대부업 고객을 전환해주면 고객들에게 10%가까이 금리를 깎아줬다"며 "영업을 시작한지 아직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서 신규 고객보다는 대부업체에서 전환해서 넘어온 고객이 많다. 이 때문에 고금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데, 신규고객들은 신용등급에 맞는 등급을 매기고 있다”고 해명했다.

친애저축은행 관계자도 "대부업에서 전환돼 넘어온 고객들이 많아 실제로 1,2등급이 몇 명 없는 상황"이라며 "신용등급 이외에도 타 기관에서 돈을 더 많이 빌린 고객들의 경우는 높은 금리를 적용할 수밖에 없고 대부업에서 넘어온 고객은 10% 금리를 낮춰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신규저축은행은 금융당국에서 최고 금리를 29.9%로 제한했는데, 타저축은행은 34.9%로 제한돼 있다”며 “신규저축은행에 대한 제재가 심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부업 전환하는 저축은행이 당시 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29.9%로 받겠다고 포트폴리오를 제공한 바 있다"며 "대부업체에서 저축은행으로 이동하는데 대부업 상한선과 같게 적용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원 기자 (lemir0505@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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