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 추석 연휴 표정은? '현장,옥중,소송...'
정몽구 회장 '현장경영' … 최태원 회장 '옥중명절'
박삼구-박찬구 회장·조석래 회장 '소송중'
허창수-박용만 회장 '자택서 하반기 경영구상'
‘현장에서, 옥중에서, 병중에서...혹은 소송 중’.
재계 총수들은 올해 추석명절을 어떻게 보낼까. 일부 총수들은 추석연휴를 반납하고, 올 상반기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해외 현장점검에 나섰지만, 대부분 국내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면서 조용히 하반기 경영구상에 가다듬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 중 회장들은 병환중이거나 구속 중이고, 혹은 소송으로 그 어느때보다 편치않은 명절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추석연휴 반납…해외서 현장 챙기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추석 연휴 기간 동안 현대차 인도공장과 터키공장을 방문, 각 지역 생산·판매 전략 점검에 나서는 한편 추석을 맞아 해외 현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주재원들과 가족들을 격려하기 위해 나섰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은 6일 인도행 비행기에 올라 인도 타밀나두주 첸나이에 위치한 인도공장을 방문해 현지전략 차량 생산 및 판매현황을 살필 예정이다.
이어 유럽 소형차 공급 거점으로 역할이 강화되고 있는 터키공장을 방문한다. 정 회장의 터키공장 방문은 2007년 이후 7년만이다.
한편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 인수에 총력전을 선언한 만큼 삼성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효과적인 대응책 마련에도 부심할 것으로 보인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추석 연휴도 반납하며 현지챙기기에 나설 예정이다. 6일~11일까지 5박 6일 일정으로 중동 지역을 방문한다. 현재 중동지역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수전력청으로부터 수주한 1조원 규모의 원전공사가 진행중이며, 터키 보스포러스 3교, 카타르 루사일 고속도로 등 굵직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정 사장은 이들 공사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공사 현황 및 안전 상태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병상에서
지난 5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입원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올 추석을 병원에서 보내야할 상황이다.
이에 따라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을 비롯해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차녀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도 추석 연휴에 병원에서 평소보다 오래 머무를 전망이다.
이준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전무)은 “(이 회장이)여러가지 반응도 확실해지고 안정적인 상태”라고 했다. 이 전무는 “(이 회장 상태에) 변화가 있으면 모아서 브리핑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역시 건강이 위독한 상태다. 이 회장은 희귀난치성 질환인 샤르코마리투스병(CMT)을 앓고 있으며 신부전증으로 신장이식수술을 받은 뒤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 회장은 신장 이식 이후 유전병이 겹치면서 70~80㎏이었던 몸무게가 40㎏대까지 떨어지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의 항소심 선고 공판도 오는 12일로 연기됐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집행유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이와관련,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가는 이재현 CJ회장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판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수감중이거나 소송중
수감 600일이 며칠 남지 않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두 번의 추석을 옥중에서 보내게 됐다. 지난해 1월 1심에서 법정 구속된 최 회장은 지금까지 1년 8개월여의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대기업 회장 가운데 최장기 기록이다.
지난달 26일 열렸던 고 최종현 회장의 16주기 추모식에도 장남인 최 회장은 참석치 못해 쓸쓸한 모습을 모였다. 둘째 딸인 민정 씨가 최근 해군장교 시험에 합격해 상당기간 가족과 떨어져 있어야 해 이번 추석 최 회장의 부재가 더욱 아쉬운 감을 준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지난달 미국에서 전립선암 수술을 받고 귀국, 현재 자택과 병원을 오가며 치료중에 있다. 이에따라 올해 추석은 가족과 함께 자택서 조용히 보낼 계획이다.
하지만 조세포탈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현재 재판중인 조 회장은 오는 18일 공판을 앞두고 있는데다, 차남인 조현문 변호사(전 효성 부사장)가 효성 계열사 대표를 배임혐의로 고발한 상태여서 편치않은 명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추석을 앞두고 ‘형제의 난’이 재연된 곳도 있다. 바로 금호가의 얘기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지난달 형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4000억 원대 배임 혐의로 고소해 검찰이 수사 중이다.
박찬구 회장 측은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신청 직후인 2009년 12월 재무구조가 악화된 이들 두 회사의 기업어음(CP) 4270억 원을 발행하고, 이를 계열사에 떠넘겨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박삼구 회장 측은 “관련 소송은 전혀 새로운 부분이 아니다”고 밝혔다. 거론된 CP 발행은 신규발행이 아니라 만기를 연장한 것이며 부도와 법정관리를 피하기 위한 대책이었다는 것이다.
앞서 금호그룹 창업주인 고 박인천 회장의 셋째 아들인 박삼구 회장과 넷째 아들인 박찬구 회장은 2006년 대우건설 인수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이후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으로 쪼개 분리 경영을 하고 있지만 ‘금호’라는 상표와 그룹의 상징인 ‘날개 마크’를 둘러싼 사용권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자택서 ‘정중동’…하반기 경영점검
구본무 LG회장도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차례를 지내는 것 외에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허창수(GS그룹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과 박용만(두산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특별한 일정 없이 가족들과 자택에 머무를 예정이다. 다만, 통상임금, 하도급법 개정, 기업간 양극화 문제 등 여러 사회 계층의 이해가 엇갈리는 이슈의 해법을 찾는 데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특히 한진그룹이 인천아시안게임 공식 후원사이기 때문에 관련된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기존 인천하얏트호텔을 500실 더 늘리는 등 아시안게임 흥행에 대해서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자택에서만 명절을 보낼 예정이다. 김 회장의 특별한 경영 활동은 없지만 사장단들은 추석을 맞아 봉사활동에 나섰다. 한화그룹의 24개 전 계열사 사장단은 오는 12일까지 임직원 1000여 명과 함께 사업장 근처 복지시설과 홀몸노인, 다문화가정 등을 찾아 봉사활동을 벌인다.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자택에서 건강 회복을 위해 휴식을 취한다.
유통업계 총수들도 특별한 일정을 잡지않고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하반기 경영구상을 하면서 보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추석에도 마음을 놓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제 2롯데월드는 1987년부터 추진해온 숙원사업이지만 교통체증 심화와 건설 중 사상사고 및 화재 등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커졌다. 특히 석촌호수 수위가 낮아지고, 싱크홀로 의심되는 현상들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등 잇따른 위기에 봉착했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제2롯데월드 조기개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데그룹은 오는 18일까지 서울시에서 요구한 교통체증 보완 대책을 제출한 뒤 임시 개장 허가를 받는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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