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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당제 아닌 할당제 같은 기술금융, 은행권 '긴장'


입력 2014.09.02 10:01 수정 2014.09.02 10:10        이충재 기자

시중은행에 기술금융 할당제 적용 사실상 인정

지난달 27일 판교 테크노밸리 공공공지원센터에서 열린 '기술금융·서민금융 현장속으로' 간담회에서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금융위원회

‘기술금융 할당제’를 놓고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온도차가 크다.

금융당국은 은행에 대한 기술금융의 강제적 할당제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은행권은 달랐다. 이미 당국이 할당제 카드를 꺼낸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은행 평가 공개에 기술금융을 포함하고, 기술금융 대출 규모를 늘려 달라는 잇따른 압박은 사실상 할당제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우선 금융당국은 실적이 우수한 은행에는 인센티브를 몰아주는 등의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은행의 적극적인 기술금융 확대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기술금융은 담보나 보증이 아닌 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평가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법. 정부가 추진 중인 창조금융의 핵심전략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금융보신주의를 강도 높게 질타한 이후 만들어진 주력 상품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기술금융 안착을 위해 각 은행들의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정부는 무리수가 따르더라도 기술금융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강경방침을 고수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사실상 ‘할당제 적용’이 시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시중은행에 각종 인센티브와 정책지도 등을 통해 기술금융을 정착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1일 “기술금융 비중이 높은 은행에 대해선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것”이라며 “은행에 기술금융에 대한 강제적인 할당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할당제’가 아닌 ‘인센티브제’라는 설명이다.

특히 은행들은 신 위원장의 “기술금융에 동참하지 않는 사람은 아웃”(8월 27일 기술금융 현장간담회)이라는 발언을 할당제 시행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당시 신 위원장은 이순신 장군을 그린 영화 ‘명량’에서 부하의 목을 친 장면을 언급하며 “앞으로 독한 신제윤, 독한 금융위원장이 되겠다”, “기술금융이 뿌리내릴 때까지 악착같이 실천하겠다”고 선언했다. 기술금융에 동참하지 않는 금융사에게 ‘읍참마속’하겠다는 최고수위의 경고를 날렸다.

은행권은 기술금융을 일으켜야 한다는 정부의 의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은행의 건전성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일제히 우려를 나타냈다. 시중은행들은 정부의 압박에 기술금융과 관련한 각종 조직과 상품을 만드는데 부산한 모습이지만 현재까지 눈에 띄는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부실 우려에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는 게 금융권의 전반적인 평가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이 사실상 할당제를 적용하겠다는 초강수를 두면서 각 은행마다 일정 비율만큼 의무적으로 기술금융에 나서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까지 할당제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과 방법 등이 마련되지 않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 대부분이다.

은행들은 당국의 강경방침에 ‘긴장모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할당제에 대한 정부의 방침 등을 통보 받은 바 없다”며 “구체적인 방안을 내지 않고 압박만 계속하니 답답한 상황이다. 앞으로 금융당국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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