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상태 체크' 28사단 파렴치한에 분노 폭발

하루 90회 이상 가혹행위, 간부는 '암묵적 동의'…"사건 수사도 미진"

네티즌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임태훈 소장이 지난 4월 경기 연천 육군 내무반 내 선임들의 폭행과 가혹행위 끝에 숨진 윤모 일병의 상처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연합뉴스

육군 28사단에서 사망한 윤모 일병의 사망원인이 충격적인 집단 가혹행위로 밝혀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윤모 일병은 하루 90회 이상의 가혹행위를 당했고 같은 부대 내의 선임 및 간부에 의해 집단 구타를 당하기도 했다. 특히 가혹행위에 대한 ‘고의성’을 은닉하거나 축소시키려는 정황까지 포착되고 있는 상황이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1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수사기록과 공소장을 입수하면서 사건이 굉장히 축소·보도된 것을 확인했다”면서 “5명이 (윤 일병을) 지속적으로 집단구타하고 가혹행위를 했다. 전입 온지 2주가 지난 후부터 사망에 이르는 1개월 이상 매일 가혹행위가 이뤄졌고 하루 90회 이상의 구타와 가혹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임 소장에 따르면 윤 일병에게 구타 및 가혹행위를 한 간부 및 선임들은 윤 일병의 몸 상태를 체크하면서 가혹행위를 가하는 악질적인 행위를 했다.

이들은 가혹행위 과정에서 윤 일병이 쓰러지자 맥박과 산소포화도를 체크한 후 정상으로 나오자 다시 구타를 했다. 그 이후 다시 시작된 가혹행위 과정에서 윤 일병의 기도가 막히는 상황이 발생하자 윤 일병이 사망에 이른 것이다.

이밖에도 윤 일병에게 가혹행위를 가한 병사들은 윤 일병의 얼굴과 허벅지의 멍에 연고제 안티프라민을 처방해 상처를 감췄다. 또한 성기에 액체 안티프라민을 발르는 등의 성추행을 가하기도 했다.

임 소장은 “사건이 발생한 부대는 의무 중대로 대대로부터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있고 관리하는 간부인 하사가 최선임 병사보다 3살가량 어렸다”면서 “사석에서 해당 간부는 병장에게 ‘형님’이라고 불렀고 이에 따라 가혹행위에 대한 암묵적 동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임 소장은 “이 사건의 경우 사망의 고의성을 판단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 수사가 미진했다”면서 “결국 검찰관이 살인죄로 기소하지 않고 상해치사죄로만 기소를 해서 오는 5일 결심 공판을 앞드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때문에 살인죄로 공소장을 변경하는 것을 요청했다”면서 “또한 성추행을 했음에도 성추행으로는 아예 기소도 돼 있지 않다. 공소장 변경 요청이 이뤄지지 않으면 법원 직권으로 공소장 변경 명령을 내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네티즌 ‘rose****’는 “같은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서 지금 이 현실이 너무 무섭고 당황스럽다”면서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warr****’이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이런일이 아직 우리나라 군대에서 벌어지고 있다니 놀랬다”면서 “인간의 본성은 정말 악한가. 어떻게 저런일을 벌일 수 있지”라며 비난했다.

‘rkdl****’이라는 네티즌도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면서 “가해자들은 얼굴과 신상정보 다 공개하고 사회에서 다시 저런 짓을 할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