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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통신사 노조들, 연합전선 구축한 이유는?


입력 2014.07.21 08:47 수정 2014.07.21 08:52        장봄이 기자

씨앤앰·티브로드 노조 파업에 이어 27일 공동집회 추진

고용승계 거부 등 고발 "간접고용 노동자 기본권 찾겠다"

씨앰앰 비정규직 노조가 서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 ⓒ희망연대노조

케이블·통신업체들의 노사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씨앤앰, 티브로드, LG유플러스 등 노조들이 하나로 뭉쳤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씨앤앰, 티브로드, LG유플러스 노조는 오는 27일 공동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유료방송 등에서 경쟁하고 있는 이들이 연합전선을 구축한 이유는 '간접고용'으로 인해 서로 비슷한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원청인 씨앤앰, 티브로드, LG유플러스 등에서 애프터서비스(A/S)·설치기사로 근무하고 있다. 원청이 설치·유지보수·철거 등을 위탁한 협력업체에 소속된 비정규직이다.

우선 씨앤앰 협력업체는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이 결렬된 이후 노조가 파업을 선언하자 지난 1일 74명을 일방적으로 해고하고 직장폐쇄를 강행했다. 이에 노동자 500여명이 거리로 내몰렸다.

씨앤임 노조는 협력업체의 직장패쇄 등에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맥쿼리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주장한다. 씨앤앰은 협력업체에 파업으로 정상적인 업무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협력업체를 변경할 수 있다고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씨앤앰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대주주 입장에서 노조 파업은 반갑지 않은 일이다.

결국 씨앰앰 협력업체는 노조의 파업을 빌미로 사업장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해고·직장폐쇄를 단행했고, 비정규직 씨앤앰 지부 조합원들은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있는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흘 넘게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티브로드 비정규직 노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10일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 21개 사업장 조합원 400여 명은 씨앰앤 노조와 임단협 체결을 요구하며 공동파업에 들어갔다.

이에 티브로드 협력업체는 직장폐쇄를 했다. 노조는 수수료 정상화, 하도급 구조개선 등을 요구하며 태광 티브로드 본사가 위치한 서울 신문로 흥국생명 빌딩 앞에서 노숙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협력업체가 일부 A/S 기사의 4대 보험을 해지하는 한편, 노조의 고용승계를 거부했다. 고용승계는 노동자가 원청과 맺은 기본 협약으로 협력업체가 변경돼도 원청은 노동자의 고용을 유지시켜야 한다.

같은 문제를 겪은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조도 노동기본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사측의 재계약 거부를 고발하고 나선 상태다. SK브로드밴드 고객센터에 한 팀장은 노조를 가입한 기사에게 노조활동과 관련, 욕설과 막말을 퍼부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송종현 SK브로드밴드 노조 지회장은 "노조활동을 이유로 고용승계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말 잘 듣는 기사만 고용승계 하겠다는 반사회적 행위"라고 말했다.

또 노조는 200만원도 안되는 월급을 받으며 주말도 없이 근무를 하는데 협력업체 사장단은 임금 20% 삭감안을 들고 나왔다며 △임금인상 △협력업체 계약기간(1년→5년) △수수료단가 정상화 △가입자 권리보장 △고용승계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영수 케이블비정규직지부 지부장은 "고용승계도 원청과 기본 협약된 것으로 자연스러운 일인데 최근 업체 변경과정에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씨앤앰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맥쿼리가 매각을 위해 노조를 무너뜨리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노조 한 관계자도 "교섭라인을 잡은 임원단이 교섭에 참석하지 않고 노조를 잠재우기 위해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기본 권리를 찾고 올바른 선례를 만들기 위해 장기파업도 불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장봄이 기자 (bom22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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