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편의점 위드미, '스몰이마트' 지향으로 차별화?
깔끔·다양·저렴, 3박자 갖춘 '이마트'처럼…
편의점 관계자 "올해 말 전국 1000점은 어려울 것"
17일 본격 출범을 선언한 신세계그룹의 새로운 편의점 브랜드 '위드미(With me)'는 경영주(가맹점주)들에 대한 '차별화된 가맹조건'을 최우선 전략으로 내세웠다.
이날 서울 중구 신세계조선호텔에서 열린 위드미 사업설명회 기자간담회에서 조두일 대표이사는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윈윈(Win-win)할 수 있는 모델을 설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상생형 모델'을 채택했다"며 향후 위드미가 경영주들의 동반자가 될 것임을 공언했다.
이후 조 대표는 서울 회현동 메사빌딩에 마련된 위드미 모듈러룸(메사점)을 둘러보며 위드미가 기존 편의점들과 달리 소비자들에게 내보일 장점들을 소개하면서 "위드미는 '스몰(Small)이마트'를 지향한다"고 한마디로 정리했다.
깔끔한 분위기·다양한 물품·저렴한 가격의 3박자를 갖춘 이마트처럼 위드미 또한 △조도를 높여 쾌적한 분위기 조성 △피코크(PEACOCK)와 같은 다양한 제품 배치 △편의점의 특징인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를 본다는 것이다.
조도는 높이고 제품은 다양하게
실제 모듈러룸을 살펴보면 굳이 매장 내로 들어가지 않더라도 위드미가 기존 편의점들보다 상당히 밝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기존 편의점 조도가 700~800룩스인 반면 위드미는 조도를 1500룩스로 높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천장을 높여 '공간이 트였다'는 느낌을 줬다.
냉장고 및 피코크 상품 등 진열대 여러 곳에 LED조명을 삽입한 것도 '밝은 분위기'에 도움을 주고 있다. 위드미 관계자는 "처음에는 일하는 분들이 '머리가 뜨겁다'고 할 정도로 밝았다"며 "그 문제를 해결하면서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려 했고 점주들에게서 '조명이 밝아지면서 매출도 늘었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계산대 및 즉석조리식품을 위한 공간 또한 밝은 주황으로 색을 맞췄다. 특히 계산대 뒤편에 가지각색의 담배뿐만이 아닌 화투, 포카, 접착제, 필기구 등 놀이 및 생활용품들을 배치해 신선한 느낌을 줬다.
깔끔한 분위기에는 이른바 '스카이라인'도 한몫을 한다. 천장 밑에 위치한 냉장고와 같은 내부 물품들이 들쑥날쑥 튀어나온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일자(一)로 정리했다.
현재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머리끈, 얼음컵커피, 삼각김밥, 각종 과자 등을 취급하는 것은 물론 위드미가 내세우는 '킬아이템'은 피코크다.
가정간편식(HMR) 자체상품(PL)인 피코크는 이마트에서만 판매하는 상품으로 레토르트 식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카레나 짜장을 넘어 삼계탕이나 제육덮밥 등이 나온다.
위드미는 피코크 상품들을 전진배치했다. 한곳은 일본, 이태리, 호주 등에서 들인 수입과자, 한곳은 국산과자로 정리된 중앙에 놓인 진열대 두줄 모두 피코크 상품들이 앞쪽으로 진열돼있다.
위드미 관계자는 "이마트라는 계열사를 갖고 있는 장점이 여기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기존 편의점 타깃층인 2030세대를 넘어서 '든든한 한끼'를 간편하게 먹길 원하는 중장년층 및 독거노인 등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위드미는 이들을 겨냥한 추억의 음료나 과자전도 예정중이다.
아울러 경영주가 물품을 주문할 때 박스(Box)가 아닌 낱개 단위로 주문할 수 있게 해 재고에 대한 부담을 덜고 여러 가지 상품들을 확보하도록 했다.
위드미 타깃은 "어려움 겪는 현 편의점주들"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은 마트와 편의점이 기본적으로 안고있는 특징으로 위드미도 이 특징을 고스란히 안고 간다.
다만 이마트에서 취급하는 상품들이 위드미에서는 20% 정도 비싸다는 것은 '옥의 티'다. 조 대표는 "이마트가 매대 물품을 채우기 위해 공장에 3번 간다면 우리는 6번을 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존 편의점 업계는 계약 만료가 가까워진 경영주들이 24시간 운영 선택제, 기대수익 상실액 위약금이 없는 가맹조건 등을 내세운 위드미로 빠지지는 않을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조 대표 또한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위드미의 타깃은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편의점 점주들"로 명시했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신경이 쓰이기는 하지만 위드미가 자리잡기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단 하나의 점포가 없었을 때도 편의점 확장이 어려웠던 것을 생각해본다면 위드미가 세운 '올해 말 전국 1000점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위드미가 슈퍼마켓과 같은 골목상권을 침해하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있었다.
이와 관련 조 대표는 "슈퍼마켓과 경쟁하지 않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그러나 직영점과 가맹점은 다르게 봐줘야 하는 것 아닌가싶다. 위드미는 개인이 운영하기 힘든 놀이시설, 휴게소, 그룹사 사업장 등에 한해서만 직영점으로 운영할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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