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6000억원에 매각
일본계 오릭스와 공동설립한 SPC에 지분전량 88.8% 매각 체결
선제적 자구안 중 80% 달성...약 2조 7000억원 달성
현대그룹이 그룹 내 물류 계열사 현대로지스틱스의 지분 전량을 6000억원에 매각하며 유동성 위기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다.
현대그룹은 17일 당사가 보유중인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전량을 일본계 금융회사인 오릭스 코퍼레이션(이하 오릭스)과 공동으로 세우는 특수목적법인에 6000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그룹의 로지스틱스 지분은 현대상선 47.67%, 현대글로벌 24.36%, 현정은 회장 등 13.43%, 현대증권 3.34% 등 총 88.8%로 지난 16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매각 관련 안건을 의결했다.
당초 기업공개로 유동성을 확보하려던 자구 원안과 달리, 지분매각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오릭스 측과 협의를 진행해 이날 최종 타결된 것이다.
이번 지분 매각은 현대그룹과 오릭스가 공동으로 특수목적법인(이하 SPC)을 설립하고, 해당 SPC가 로지스틱스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신설된 SPC는 자본금 3400억원으로 오릭스 측이 자본 약 70%인 오릭스 2400억원을 출자하고, 나머지 1000억원은 현대상선이 부담해 공동주주로 나서게 되는 구조다. 신설 SPC가 향후 로지스틱스를 재매각할 경우 현대그룹은 원금과 함께 투자차익을 오릭스와 공유할 수 있게 된다.
현대그룹은 이번 로지스틱스 지분매각을 통해 총 6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함으로써 재무구조를 대폭 개선하고 자구안 대부분을 사실상 마무리하게 됐다.
지난해 12월 3조3000억원의 선제적 자구안을 발표한 이후 LNG운송사업 부문 매각, 신한, KB금융지주 등 보유주식 매각, 외자 유치 등을 통해 6개월간 약 2조7000억원, 80% 이상의 자구안을 달성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로지스틱스 지분매각 등 당초 자구안으로 제시한 것보다 훨씬 강도 높은 방안들을 선제적으로 추진함으로서 유동성 확충, 부채비율 대폭 감축 등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며 "앞으로 더 이상 유동성 우려 없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이번 매각과 관련한 지배구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현대글로벌 등이 로지스틱스 보유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19.95%)을 매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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