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 전 감독 쓴소리 “홍명보 사퇴는 꼬리 자르기”
홍명보 감독 태생적으로 한계 지닐 수밖에 없어
김호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이번 홍명보 감독의 사퇴와 관련해 “축구협회의 꼬리 자르기”라며 일침을 가했다.
김 전 감독은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현재 한국 대표팀의 문제점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먼저 김 감독은 “50년 동안 축구계에 있으면서 느낀 점은 매번 성적이 나쁠 때마다 지도부만 바뀌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며 “좀 더 슬기롭고 잘할 수 있는 계기를, 즉 지원이나 행정을 잘해야 하는 곳이 축구협회”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홍명보 감독이 태생적으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감독은 “지도자를 뽑으면 기술위원회에서 충분한 검증을 하고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되는데, 홍명보 감독은 국내에서 프로팀의 감독이나 어떤 생활을 안 해봤다”면서 “아마 가장 어린 나이에 감독으로 나왔을 것이다. 빨리 등용시켜서 잘할 수도 있지만 더 못할 때는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게 만드는, 그런 행위를 하면 안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김호 감독은 현재 축구협회가 ‘고인 물’이라며 “30년 가깝게 그분들 만나고 있는데 프로에 있을 때, 프로연맹에 갔을 때, 대한축구협회에 갔을 때 계속 돌면서 있는다. 행정을 잘못해서 한국 축구의 풀뿌리를 다 망가뜨려놓은 사람들”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그들’에 대해서는 축구인이 아닌 외부인사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호 감독은 “오랫동안 관행으로 이어져왔다. 이것을 바꾸려고 했지만 투표권을 그 사람들이 갖고 있다. 축구인들이 할 수 있는 권한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홍명보 감독과 허정무 부회장의 사퇴에 대해서는 “그냥 꼬리 몇 센티 자른 것에 불과하다”며 “언론 전체가 축구협회장과 마주 앉아 다뤄야 한다. 지도자를 뽑았으면 옆에서 기술위원이나 선배들, 협회가 보호해 주고 그 사람들이 이끌고 가야 되는데 그런 걸 못한다”면서 감독을 바꾸는 것보다 협회를 바꾸는 것이 시급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김호 감독은 1994년 대표팀을 이끌고 미국 월드컵에 참가, 2무 1패의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월드컵이 끝난 뒤에는 수원 삼성의 지휘봉을 9년간 잡았고, 2001년 대한축구협회 이사, 대전 시티즌 감독을 거친 한국 축구계 원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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