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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악 보험' 출시…타 보험사 '수수방관' 까닭은


입력 2014.07.01 17:30 수정 2014.07.01 18:35        윤정선 기자

현대해상 "공익적인 부분 가장 우선해서 개발한 상품"

보험업계 "정책성 보험 실패 경험으로 쉽게 출시 못해"

현대해상은 1일 업계 최초로 4대악(학교폭력, 성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 범죄에 대한 피해를 보장하는 '행복을 지키는 상해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현대해상

보험업계의 우려와 기대 속에서 현대해상이 마침내 4대악 보상보험을 선보였다. 반면 타 보험사들은 이미 정책성 보험의 흥행 참패를 두려워한 듯 선뜻 나서기 꺼리는 눈치다.

타 보험사는 현대해상의 4대악 보상보험 보험수요를 포함한 시장 분위기를 유심히 지켜본다는 분위기다. 공익보다 수익을 우선한 행동인 셈이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이날 업계 최초로 4대악(학교폭력, 성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 범죄에 대한 피해를 보장하는 '행복을 지키는 상해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놓은 '4대악 척결 공약'과 괘를 같이 한다.

이 때문에 해당 상품은 생활보호대상자와 차상위계층, 다문화 가정 자녀 중 19세 미만이 우선 가입대상이다.

만약 보험 가입자에게 4대악 관련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보험사는 사망과 후유장애에 대해 최대 8000만원까지 보상한다. 또 상해나 정신치료는 4주 이상의 진단이 나오면 100만원을 지급한다.

입원은 하루 3만원, 통원치료는 하루 1만5000원까지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진단서발급비용과 미성년자에 대한 병원 치료 시 보호자 동반비용도 보상해준다. 보험료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1~2만원 수준이다.

특히 이 상품은 가정폭력이나 성폭력 등 민감한 범죄 피해를 다루기 때문에 개인정보를 보관하지 않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보험가입은 지자체 또는 학교 등 단체가입만 가능하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행복을 지키는 상해보험 상품은 가입자의 주민등록번호나 이름, 주소 등 개인식별정보를 원천적으로 보관하지 않는다"며 "보험 가입자이자 피해자의 정보를 최소한으로 보유해 2차 피해를 막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상품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왔지만, 해당 상품에 대한 다른 보험사의 관심은 아직 물음표다. 보험업계는 4대악 보험의 시장 반응을 좀 더 지켜본다는 반응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4대악 보험이 좋은 취지를 갖고 출발한 보험임은 확실하다"면서도 "하지만 처음 출시된 상품이기 때문에 보험사 수익이나 위험요율 등이 제대로 반영됐는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업계에서 쉽게 4대악 보험을 출시하는 못하는 이유"라며 "현대해상 상품이 아마도 4대악 보험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그동안 정책성 보험이 시장에서 큰 영향을 발휘하지 못했다"면서 "특히 4대악 보험은 가정폭력과 성폭력 등 입증이 어려운 보장내용을 담고 있어 보험사가 상품을 만들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명박 정부 시절 대표적 정책성 보험이었던 자전거보험은 초기 반짝인기를 끌었을 뿐 시장에서 큰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일부 보험사는 자전거보험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해상은 공익 차원에서 준비한 보험이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며 지속가능성과 함께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보험은 보험사 수익도 따져야 하지만 공익적인 부분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며 "4대악을 근절하는 것과 동시에 피해자에 대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개발한 보험"이라고 강조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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