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치기·엘보우킥·핵이빨…월드컵 '더티플레이' 향연
포르투갈·카메룬 어이없는 반칙에 와르르
FIFA 수아레스 반칙 진상조사 착수
브라질월드컵은 진정 ‘반칙’ 월드컵인가.
6월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몇몇 선수들이 예술적인 플레이로 축구팬들의 눈을 호강시키는 반면, 일부 선수들은 어처구니없는 반칙으로 축구팬들을 ‘웃프게’ 하고 있다.
공이 아닌 선수를 향해 머리를 갖다 댄 포르투갈의 페페부터 팔꿈치 가격으로 그라운드 밖으로 쫓겨난 카메룬의 알렉스 송, 어김없이 핵이빨을 드러낸 우루과이의 수아레스까지 반칙의 방법도 다양하다.
페페는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각) 열린 G조 조별리그 1차전 포르투갈-독일전에서 토마스 뮐러에게 박치기를 시도했다. 포르투갈이 0-2로 끌려가던 전반 37분 공을 다투다 바닥에 넘어진 뮐러에게 다가가 머리로 들이받는 기이한 행동을 보였다.
주심은 곧 페페에게 퇴장을 선언했고,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포르투갈은 0-4로 독일에게 대패하는 쓰라린 성적표를 받았다.
또 알렉스 송은 지난 19일 크로아티아와의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상대 공격수 마리오 만주키치의 등을 팔꿈치로 가격했다. 카메룬이 크로아티아에 0-1로 뒤지던 전반 39분, 만주키치와 볼 경합을 벌이던 알렉스 송은 만주키치와의 몸싸움에서 밀리자 화를 참지 못하고 팔을 휘둘렀다. 알렉스 송 역시 심판에게 레드카드를 받았고 결국 카메룬은 주도권을 빼앗겨 크로아티아에 0-4로 무너졌다.
이후 국제축구연맹(FIFA)은 페페에게 ‘1경기 출전정지 및 벌금 9860파운드(약 1700만원)’, 알렉스 송에게는 ‘3경기 출전 정지 및 벌금 2만 스위스프랑(약 2300만원)’의 징계를 내렸다.
페페와 알렉스 송은 섣부른 반칙으로 팀 패배, 퇴장 조치, 벌금 징계까지 3연타를 맞았지만 우루과이의 수아레스는 최악의 반칙을 하고도 주심을 농락하는 교묘한 연기로 상황을 무사히 빠져나왔다. 소속 대표팀의 상황도 완전히 달랐다.
25일 D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수아레스는 0-0으로 팽팽하게 맞서던 후반 34분 수아레스는 주심의 눈을 따돌려 조르지오 키엘리니의 어깨를 ‘아작’ 깨물었다. 양 팀 모두 16강 진출을 노리고 있던 터였기에 수아레스는 날카로운 ‘핵이빨’로 상대 수비수를 위협했다.
황당함을 감추지 못한 키엘리니는 자신의 유니폼을 걷어내며 주심에게 물린 자국을 보여줬지만, 수아레스의 반칙 장면을 보지 못한 주심과 부심은 어떠한 경고 조치도 없이 그대로 경기를 속개했다.
결국 이 경기에서 우루과이는 후반 35분 터진 디에고 고딘의 결승골로 이탈리아를 물리치고 ‘죽음의 D조’에서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누리게 됐다.
비록 수아레스는 경기 당시 별다른 징계를 받진 않았다. 그러나 사후 징계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 후 주요 외신은 FIFA가 수아레스의 반칙과 관련해 진상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전하며 반칙 상황이 확인되면 최대 2년의 경기 출장 금지 등의 징계를 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더티플레이의 향연이 과연 언제까지 계속될지 눈을 크게 부릅뜨고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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