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이 최경환에게…"한은 영역은 제발 "
서로의 정책적 영역은 배려하되, 소통으로 경제인식 간극은 좁혀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에 대해 잦은 '소통'로 경제인식의 간극은 좁히되 한은과 기재부의 영역은 서로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주열 한은총재는 13일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한은 기자단과의 만찬 자리에서 "기재부와 한은은 각 기관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서로의 역할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하지만 경제 흐름, 전망에 대한 인식은 간극을 줄이기 위해 서로 자주 만나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경제부 총리로 인해 금리인하의 기대가 높아졌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기준금리 결정은 한은 고유의 역할이기 때문에 기재부의 개입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시사했다. 이 총재는 "금리인하 기대가 있는 것으로 알지만 각 기관의 기능을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재는 "최경환 내정자와 개인적인 관계는 전혀 없다"면서 "부총재 시절, 국회 업무보고하러 들어갔을 때 먼 발치서 당시 최의원을 본 것이 전부다. 최 내정자도 내가 총재가 된 이후 '이주열'이라는 이름을 알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정자 시절부터 시장과의 '소통'을 중시했던 이 총재는 취임이후 세 차례의 통화정책방향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했지만 총재로서 가장 어려운 점을 '소통'으로 꼽았다.
이 총재는 "신뢰가 (한은의) 존립기반이고 중앙은행의 핵심인데 그러기 위해서 소통을 강조해왔다"면서 "하지만 일관성, 예측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한 소통은 생각했던 것보다는 어려웠다. 의도했던대로 이뤄지지 않더라"고 총재 취임이후 소회를 밝혔다.
특히 시장에서 한은이 조만간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시기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면서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시장에서 (금리인상) '깜빡이'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 이 때문에 소통이 정말 어렵다는 것"이라면서 "4월과 5월 연거푸 한은의 성장전망, 거기경제 지표 등에 따라 한국 경제가 성장할 경우 이를 전제로 금리 인상이 타당하다고 말한 것이지 시기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경제가 4% 이상의 잠재성장률 이상의 회복세를 보인다면 금리인상 쪽이라는 것"이라면서 "(금리인상) '깜빡이'라는 것이 우리가 예상한 성장경로를 전제했을 때의 방향이라는 것이다. 앞으로의 정책 방향은 좀더 보고 판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다음 주로 예정된 한은의 국·실장급 인사에 대해서는 업무능력과 관리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 분야에 오래 머물러 있는 인사들에 대한 '순환보직'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은 정책기관으로서 핵심 인력은 국·실장급이기 때문에 이들의 정책 역량을 향상시키는데 초점을 둬야 한다"면서 "한 분야에 오래 있는 것보다는 여러분야를 해야만 전체적으로 경제를 보는 눈, 정책을 습득하는 능력이 키워지기 때문에 순환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부분의 국·실장들은 지난 2~3년간 누적된 업무능력과 관련된 객관적인 평가 자료가 있다. 이를 중시해서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면서 "국·실장급 이하의 인사는 전적으로 국·실장들에게 맡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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