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창업회장 추모 30주기 …별도행사없이 '조용히'

박찬구 회장 "사회적분위기 고려해 조용히 창업정신 기릴 것"주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13일 전남 광주 운암동 죽호학원에서 고 박인천 창업회장의 묘소에 헌화(분향)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그룹(회장 박찬구)은 15일 고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회장 기일에 앞서 13일 전남 광주 운암동 죽호학원 선영을 찾아 추모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추모식은 금호석유화학그룹 경영진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사 낭독 등 조용하고 경건하게 진행됐다.

금호석유화학그룹은 창업회장 추모식이 올해 30주년을 맞이한 만큼, 2012년 채권단 자율협약 졸업에 따른 본격적 독립경영 이후 최초의 공식 대외행사로 규모 있게 기획하려 했다. 하지만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사회적 분위기와 경제상황을 고려해 조용하고 엄숙하게 진행할 것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박찬구 회장은 추모식에 참석한 경영진에게 “30년이라는 시간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면서 "부디 창업회장님의 기업가정신과 보국정신을 마음 깊이 단단히 새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박찬구 회장의 형인 박삼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 전 회장의 기일인 16일 선영을 방문해 따로 행사를 하기로 했다.

금호아시나그룹 관계자는 "당초 추모행사에 박찬구 회장을 비롯해 일가족을 모두 초청했다"면서 "기일에 앞서 추모행사를 별도로 진행한 박찬구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일가족들은 모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박찬구 회장을 제외한 고 박정구 전 회장의 부인인 김영일 여사와 박종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등을 비롯한 금호가 일가족들이 이날 일제히 전남 광주 선영에서 고인의 창업정신을 기릴 것으로 보인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30주기를 맞아 추모영상을 제작하고, 전남 광주 지역의 주요 인사들도 초청할 예정이다.

금호그룹은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으로 쪼개진 이후 현재까지 검찰 수사와 고발, 계열분리, 상표권을 둘러싼 소송으로 오너 형제간 첨예한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박찬구 회장은 15일 박삼구 회장의 한남동 자택에서 지내는 제사에도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