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130㎞ 대함 미사일 공개...해군력 살펴보니
1700톤급 ‘로미오’ 20척 포함 70여척 보유
잠수함 개별 전력 뛰어나지만 숫자에서 열세
북한이 최근 사거리 130㎞에 달하는 신형 대함 미사일을 공개하면서 천안함 폭침 이후 지속적인 해군력 증강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9일 확인됐다.
북한은 이번에 바다 위를 4~15m 높이로 낮게 날아가는 신형 미사일을 조선중앙TV를 통해 최초로 공개했다. ‘씨 스키밍(sea skimming)’을 하는 미사일은 수평선 길이인 37㎞ 이내로 접근하기 전까지 파악하기 어려워 우리 군함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이 미사일은 최근 조선중앙TV가 방송한 ‘백두산 훈련 열풍으로 무적 강군 키우시어’라는 영화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군 소식통은 “이 미사일이 러시아가 개발한 Kh-35 ‘우란’이거나 이를 모방해 생산한 신형 미사일로 보인다”고 말했다.
Kh-35는 러시아가 1990년대 중반 개발해 인도·미얀마·베트남 등에 수출한 신형 미사일로 바다 위를 4~15m 높이로 낮게 날아가기 때문에 요격하기가 어렵다.
지금까지 북한 해군이 보유한 대함 미사일은 1950년대 개발된 ‘스틱스’ 미사일로 최대 사거리가 46㎞(개량형은 80㎞) 정도로 전파 교란에도 취약한 것으로 평가돼 왔다.
이와 관련해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북한의 신형 미사일이 등장하면 당장 이를 요격하거나 교란시킬 수 있는 주파수 획득이 시급하다”면서 “우선 공군의 조기경보기가 발동되든지 해군에도 공중 감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해군의 이지스함과 한국형 구축함 등 신형 함정에는 미사일을 요격하거나 교란할 수 있는 고속 기관포와 전자전 장비가 탑재돼 있다. 하지만 서해 NLL(북방한계선) 경계임무를 주로 맡고 있는 구형 초계함과 호위함에는 이런 무기가 없어 치명적 위협이 될 수 있다.
북한은 2010년을 전후로 해군 군사전략을 ‘수세적 방어’ 전략에서 ‘공세적 방어’ 전략으로 바꾼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새로 건조된 신형 전투함에 화력이 강화된 함포를 장착하고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는 스텔스형 고속함정도 시험해왔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신형 전투함에 장착된 함포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실제로 우리 해군이 보유한 76mm 함포와 똑같이 생겼다”면서 “사거리 16㎞에 달하는 이 함포를 갖췄다면 파도치는 해상에서 명중률이 상당히 높아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신형 전투함은 한미 군당국의 위성 첩보망에 포착돼 미국 38노스에서 처음 공개된 것이다. 이 사무국장은 “북한의 신형 전투함은 우리 초계함보다 좀 더 크고 함선에 헬기를 실을 수 있을 정도의 대형 함정으로 지난 위성 확인으로 북한이 신형 전투함을 최소 2척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해군력 증강은 김정은으로의 후계구도가 갖춰질 즈음부터 시작된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의 무기개발은 중국, 이란, 미얀마, 시리아 등으로부터 기술협력을 받아 자체 개발하거나 일부 부품은 수입하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아직까지 북한에 우리의 5000톤급인 이지스함과 같은 구축함은 없지만 북한은 1700톤급인 ‘로미오’ 20척을 포함해 70여척을 갖추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는 잠수함 12~13척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잠수함의 개별 전력은 우리가 뛰어나지만 숫자에서 열세인 것은 분명하다.
북한이 해군력을 증강하면서 우리 군에 대한 공격 시나리오도 여러 유형으로 예상된다. 천안함 폭침처럼 잠수함을 이용한 공격, 특수부대를 이용해 서해 5도지역을 기습 상륙하는 공격에다 함포와 미사일을 장착한 북한 함정이 우리 함정을 직접 공격하는 방식에 대비할 필요가 싱겼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달 22일 서해 NLL 인접 해역에서 우리 해군 함정 인근에 포탄을 발사하는 새로운 형태의 도발을 벌인 적이 있다. 당시 우리 함정과 북한이 쏜 포탄과의 거리는 불과 150m에 불과했으며, 북한이 우리 함정 인근에 마치 조준 사격하듯 포탄을 가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편, 우리 군은 현재 신형 호위함 6척을 새로 건조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함정에 얼마나 효과적인 무기 시스템이 장착될 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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