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아내 출국설? 법적 책임 물을 것"

정몽준 "겁나는 것이 있나" 반박

지난 22일 6.4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전국에서 일제히 시작된 가운데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6.4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2일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가운데 어르신들과 막걸리를 함께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 측이 제기한 '아내 출국설'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정 후보는 나경원 전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 사과부터 하라고 반박했다.

25일 오후 2시 서울시 종로구 박원순 선거캠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원순 후보는 "아무리 험악한 정치라 해도 넘지 말아야 할 금도가 있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정몽준 후보 측이 제 아내의 출국설까지 제기했는데 정치인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아무런 근거 없이 고통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이런 선거판을 그대로 놔둘 수는 없다. 오늘 이후 벌어지는 흑색선전의 유포자에게 가능한 법적, 정치적, 사회적 책임을 모두 물을 것"이라고 강경하게 대응했다.

박 후보는 "다시는 이런 추악한 선거문화 자리 잡지 못하도록 뿌리 뽑겠다. 그것이 서울시장 후보로서 시민들에게 갖춰야 할 최소한의 예의"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어떤 부분에서 가장 큰 분노를 느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전에도 저와 가족, 제가 속했던 단체와 그 구성원들이 고발을 당하는 일이 많았지만 단 하나도 유죄로 밝혀진 것이 없다. 당국에서, 검찰과 경찰에서, 병무청에서 문제가 없다고 모두가 밝힌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문제제기 하는 것은 원칙과 상식, 금도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우발적 문제제기가 아니라 지속적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고 책임소재의 범위에 대해서는 법정 관계자가 정해주는 대로 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나 부인과 함께 선거 운동을 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근본적으로 아내에 대한 문제제기가 무례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저 때문에 아내가 하던 일도 못하게 됐던 것에 대한 미안함도 있고 제가 충분히 보호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아픔도 있다"며 "특히 정치인의 가족은 보호하자는 생각이다. 더 이상 답변 안 드리겠다"고 다소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아울러 박 후보는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조용한 선거'에 대해 "작은 선거, 유세차와 네거티브가 없는 선거에 대한 걱정이 없지 않았다. 너무 안일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었다. 기존 선거문화에 익숙한 분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며 작은 선거가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었음을 밝혔다.

그러나 박 후보는 "지금부터 달라지지 않으면 새정치는 있을 수 없다는 절박한 마음 때문에 시행했다. 역시 시민들은 위대했고 잠시라도 시민들의 현명함을 의심한 제 자신이 부끄러웠다. 운동화 신고 거리에 나서니 많은 시민들이 먼저 다가왔다. 새정치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며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또한 선거운동 기간 중 들은 시민들이 요구가 참으로 소박하다던 박 후보는 "새벽 4시 반 버스에서 만난 할머니의 요구는 새벽에도 지하철을 다니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 시간에 버스타는 분들은 청소노동자, 경비원, 일용직 노동자, 재수생 이런 분들이었다"며 "버스에서 많은 분들은 웃고 있었지만 나는 웃음이 아닌 절박하고 무거운 소망으로 들렸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몽준 후보 측은 지난 24일 '박원순 부인 출국설'을 제기하며, 네거티브 공세에 불을 지폈다.

전지명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정 후보의 부인 김영명 여사는 점심 배식봉사, 거리 유세활동 참여 등 활발한 활동 하고 있다. 그런데 박 후보의 부인 강난희 여사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대변인은 "항간에 (박 후보가)부인을 꽁꽁 감추고 있다는 소리도 들려온다"며 "심지어 외국에 출국하였다는 설도 파다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 의혹이 사실인지, 어디에 계시는지 분명한 답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정 후보는 25일 잠실 야구경기장에서 정책 발표를 하다 "네거티브를 중단하자는 박 후보의 요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우상호 대변인이 제기한 나경원 전 서울시장 후보의 1억원 피부과 뻥튀기 네거티브를 먼저 사과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하며 "(네거티브 중단하자는 걸 보니)겁나는 것이 있는 것 같다. 박 후보도 피부과를 다니는 것으로 아는데 얼마짜리 다니는 지 궁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