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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거리, 청담동은 '신세계', 한남동은 '삼성' 주도


입력 2014.05.19 16:16 수정 2014.05.19 16:58        김영진 기자

제일기획서 한강진역 꼼데가르송길로 불려...신세계인터 청담동에 15층 사옥 건설중

한남동 리움미술관으로 올라가는 길에 위치한 꼼데가르송과 르베이지 건물. 이 건물 모두 삼성 소유의 건물이자 브랜드들이다. ⓒ김영진 기자
삼성과 신세계 등 국내 대기업들이 서울 요지에 패션 거리를 조성해 주변 상권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엄청난 자본력을 내세워 지역 일대 부동산을 확보해 자사 브랜드로 채우고 있을 뿐 아니라 동시에 상권을 일으켜 부동산 가치를 올리고 있는 것.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패션 계열사인 삼성에버랜드(구 제일모직)는 한남동 제일기획 본사에서부터 한강진역으로 이어지는 건물들을 최근 몇 년 사이 매입해 건물을 짓고 자사 브랜드를 속속 입점시키고 있다.

리움미술관으로 들어가는 초입에는 삼성에버랜드에서 수입하고 있는 '꼼데가르송' 플래그십 스토어가 위치해 있다. '꼼데가르송'이 이 주변에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으면서 이 길이 '꼼데가르송길'로 통할 정도다.

그 바로 옆에는 삼성에버랜드에서 만든 고가 여성브랜드 '르베이지'의 단독 건물이 들어서 있다. 이 건물 지하에는 고가의 가구 및 생활 인테리어 용품을 판매하는 '메종 르베이지'가 입점해 있기도 하다.

'르베이지'는 정구호 전 제일모직 전무가 만든 여성 브랜드이며 이 건물 역시 정 전무가 세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일기획 쪽으로 조금만 더 올라가면 삼성에버랜드에서 운영하는 편집샵인 '비이커'가 있다. '비이커'는 백화점 매장 외에 청담동과 한남동에 편집샵이 있다. 하지만 삼성에버랜드에서 투자한 규모에 비해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는 모든 건물이 삼성계열 소유이다. 삼성은 한남동에 있는 아우디 매장 건물도 인수했고, 또 제일기획은 이 거리에 지상 5층에서 지하 3층의 건물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 건물 시공은 장학건설이 맡았으며 장학건설은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의 동생인 홍석준씨가 2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회사이기도 하다.

삼성이 이 일대를 패션거리로 조성하면서 박병규 디자이너의 '하우앤왓', 송자인 디자이너의 '모제인송' 등 디자이너들의 매장이 생겨났고 데케이드샵, 비슬로우, 세컨무브, 에이랜드, 디옴 등 고급 편집샵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한편 신세계는 청담동에 일찍이 자리를 잡았다. 현재 신세계의 패션전문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널은 청담동 97-5번지에 지상 15층, 지하 4층의 사옥을 짓고 있다. 이 사옥은 내년 상반기 완공 목표로 신세계건설이 시공하고 있으며 신세계인터는 이 사옥 완공으로 곳곳에 흩어져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을 집결시킨다는 계획이다.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청담사거리로 이어지는 명품거리는 신세계 브랜드들이 다수 자리 잡고 있다. 청담동에 오래 자리 잡고 있는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엠포리오 아르마니'뿐 아니라 '브루넬로쿠치넬리', '지방시', 돌체앤가바나', '어그 오스트레일리아', '몽클레어' 등 청담동에 위치한 매장들이 모두 신세계인터가 직접 운영하고 있다. 편집샵인 분더샵은 신세계백화점이 하고 있다.

특히 이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는 건물 중 상당수가 신세계 계열 소유의 건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세계인터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에 사옥을 완공해 곳곳에 흩어져서 일하는 직원들이 집결할 것으로 보이며 청담동에서 신세계인터가 운영하는 매장들이 자체 건물인지 임대 매장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제일기획에서 한강진역으로 가는 길은 죽어있는 길이나 마찬가지였는데 삼성에서 집중 매입하며 브랜드들을 입점시키고 부동산 가치를 올리는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이 일대 임대 가격이 너무 오르다 보니 중소 개인 매장들은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다른 곳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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