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UTU’ 삼성, 되는 집 DNA 본격 발동
지난 주 5연승 포함, 5월에만 11승 1무 3패
단단한 수비-마운드 물론 고비 때마다 운도 따라
통합 4연패를 노리는 삼성 라이온즈의 질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DTD의 반대말로 불리는 ‘UTU’(올라갈 팀은 올라간다는 뜻의 신조어)의 발동이다.
KIA와의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하며 쾌조의 5연승을 이어간 삼성은 5월에만 11승 1무 3패의 놀라운 상승세로 단숨에 선두로 치고 올라왔다. 그러면서 넥센, NC와의 격차도 1게임으로 벌렸다.
삼성은 개막 이후 4월 16일까지 4승 8패로 리그 7위에 그쳤다. 승보다 패가 두 배나 많아 불안 했지만 최근 몇 년간 그러했듯 삼성이 제 자리를 찾는데 오랜 시간은 필요치 않았다.
삼성은 이후 18승 1무 5패의 고공비행을 거듭했다. 이 기간 5연승이 두 차례, 6연승이 한 차례 있었고, 연패는 5월 10~11일 두산전 2연패가 유일했다. 최근 8번의 3연전 중 위닝시리즈만 7번이었다. 지난주는 한화-KIA와 6연전을 치러 패 없이 5승 1무를 기록했다.
삼성 상승세 원동력은 역시 철저한 '시스템 야구'다. 다른 팀에 비하여 풍부한 선수층에 체계적인 선수관리 시스템까지 갖춰서 주축 선수들 부상자나나 슬럼프가 발생해도 출혈이 적다. 특정 선수 몇몇에 의존하는 다른 팀과 달리, 개인보다 팀 전체의 밸런스가 뛰어나다는 것이 삼성의 강점이다.
강한 마운드와 수비는 올해도 삼성을 든든하게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삼성은 올해도 평균자책점 2위(4.23), 최소실점(183점)과 최소실책(22개)에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일본으로 떠난 오승환의 공백을 미국에서 돌아온 임창용이 메우며 철벽불펜이 그대로 유지, 올 시즌도 7회까지 리드한 경기에서 아직 단 한차례의 역전패도 허용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불안하던 선발진도 5월 들어 서서히 안정을 찾고 있다. 에이스 윤성환은 지난주에만 2승을 수확했다.
마운드에 비하여 타선은 다소 약해보이지만 효율성은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 삼성의 팀타율(0.279)과 출루율(0.355)은 모두 리그 평균(타율 0.281, 출루율 0.360)에 못 미친다. 그러나 결정적일 때의 응집력이 돋보인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 주말 KIA와의 3연전에서 무려 6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10타점을 뽑아내 찬스마다 KIA 투수들을 두들겼다.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기동력도 올해 45개의 도루로 리그 3위에 오를 만큼 스피드까지 갖춰 득점루트가 한층 다양해졌다.
고비마다 운도 따르고 있다. 지난 7일 SK전에서는 8회까지 0-4로 끌려가다가 마지막 이닝에만 5점을 뽑아내는 집중력으로 기적 같은 역전승을 일궈냈다. 15일 한화전에서는 임창용이 올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역전패 위기에 몰렸으나 연장 12회 기어이 동점에 성공하며 끝내 패배를 허용하지 않는 뒷심을 발휘했다.
17일 KIA전에서는 박석민의 '마르세유턴'을 연상시키는 재치 있는 주루플레이로 득점을 추가하는 장면이 화제를 모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삼성 특유의 집중력과 함께, 되는 집에는 운도 함께한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들이었다.
삼성은 지난 몇 년간 시즌 초반부터 무더위가 시작되는 여름에 접어들며 더 강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본격적으로 선두 질주에 시동을 걸기 시작한 여름 사자의 기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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