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위독설... 찌라시와 함께 춤을 추는 사회
<이강미의 재계산책>세월호 참사 오보에 휘둘렸으면서...
대한민국 경제대들보 '빠른 쾌유' 희망
세월호 참사 후 한국사회에는 ‘기본’과 ‘신뢰’란 단어가 화두로 떠올랐다. 세월호 참사는 한국사회의 총체적인 안전불감증과 부정확한 정보로 인한 오보를 속출해내면서 ‘믿을 수 없는 사회’로 만들었다. 이에 그 어느 때보다 ‘기본’과 ‘신뢰’를 중시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그런데 불과 1개월도 채 못돼 이같은 기본과 신뢰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또다시 흔들리고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10일 급성 심근경색으로 입원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삼성과 이건희 회장을 치료하고 있는 삼성의료원은 입원 직후 수차례에 걸쳐 “저체온치료 후 회복중에 있다”면서 “뇌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면 진정치료’를 당분간 계속할 것”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에 대한 루머는 점점 보태고, 더해져 눈덩이처럼 커져만 가고 있다. ‘무언가 진실을 감추고 있는 것 아닐까’하는 의혹은 속칭 ‘찌라시’로 불리는 정보지를 통해 ‘이건희 회장 위독설’, 한 술 더떠 ‘사망설’까지 확산되더니 이를 일부 매체에서는 기사화하는데까지 이르렀다.
급기야 삼성서울병원은 16일 오전 자사 블로그를 통해 ‘이건희 회장의 현 치료상황에 알려드립니다’란 제목으로 “이건희 회장에 대해 항간에 떠도는 위독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삼성서울병원은 “현재 매우 안정된 상태에서 점차 호전되고 있으며 이에 의료진은 서두르지 않고, 안전하고 완벽한 회복을 위하여 치료를 계속 하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윤순봉 삼성서울병원 사장도 이날 병원에 마련된 임시기자실을 찾아 “이건희 회장의 (예후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며 “이전보다 조금 더 좋아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항간에 떠도는 건강악화설에 대해 ”(이건희 회장의 용태가) 더 나빠졌다면 여기 내려오지도 않을 것”이라며 답답함을 피력했다.
이처럼 삼성과 의료진들은 “이건희 회장은 정상적으로 회복하고 있다”면서 “다만, 뇌손상을 최소하하기 위해 진정치료를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거듭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세간에 당겨진 ‘의혹의 화살’은 좀체 멈춰지질 않고 있다.
삼성과 의료원진들의 거듭된 이건희 회장의 용태설명에도 불구하고 이를 곧이 곧대로 믿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삼성과 의료진이 전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믿는 것일까.
삼성은 대한민국 1인당 국민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집단이다. 정직과 신뢰를 기업경영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는 기업이다.
신뢰는 기업의 생명과도 다름없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시장을 상대하는 대기업일수록 신뢰의 중요성은 더욱 높다. 여기에 사회적 책임을 함께 해야 한다는 공공의 미션도 주어져 있다.
삼성은 지난 2008년 ‘김용철 사건’ 이후 그 어느때보다 ‘정직’과 ‘신뢰’의 가치를 추구온 기업이다. 특히 국민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면서 그동안 소통의 부재로 인한 각종 의혹과 불신의 벽을 허무는데 노력해왔다.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에 대해서는 ‘이건 이렇습니다’라며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선것도 ‘국민이 신뢰하는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함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이건희 회장의 입원 직후 삼성은 자발적으로 이건희 회장의 용태에 대해 ‘사실 그대로’ 공개했다. 이는 그 어떤 섣부른 예단이나 의혹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그런데도 왜 사람들은 이건희 회장의 병세와 관련한 삼성과 의료진의 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일까. 그것은 한국사회에 만연한 불신 때문이다. 무언가 그 뒤에 복선을 깔고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이 상황을 점점 왜곡된 방향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만약 삼성과 의료진의 말이 거짓이라면, 심각한 후폭풍을 맞아야 할 것이다.
한 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두고, 섣부른 예단을 해서는 안된다. 특히 속칭 '찌라시'에 편승해 확인되지도 않은 정체불명의 내용들을 확대재생산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당사자는 물론 이를 지켜보는 가족의 심정은 어떠하겠는가.
삼성과 의료진의 말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현재 안정된 상태에서 점차 회복중에 있고, 완벽한 상태로의 회복을 위해 치료중에 있다. 이것이 현재까지 확인된 팩트다. 이를두고 불필요하고, 부정적인 확대해석은 지양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입원을 두고, 삼성의 경영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삼성은 이미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로 전환됐다. 또한 전문경영인에게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는 ‘시스템경영’을 도입한지 이미 오래다.
설혹 이건희 회장이 경영공백을 가져온다 하더라도 흔들리지 않을만큼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내공이 쌓였다. 그렇기 때문에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수뇌부들과 임직원들은 흔들림없이 평소와 다름없이 업무에 충실히 임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대한민국의 경제 대들보다. 현재 글로벌 경제는 불확실하고, 불투명하다. 지금은 한국경제의 안정과 내일을 위해 이건희 회장의 빠른 쾌유를 간절히 바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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