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청해진해운에 자금지원 은행들 "부실대출 불똥 억울해"
"세월호 참사의 충격이 큰 만큼 여파가 은행권으로 옮기는 분위기…담보 확실히 잡았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국민들의 분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이 같은 국민들의 공분이 은행권으로 옮겨가는 형국이다.
금융권에서 해운 산업이나 중소기업 등 침체된 산업에 대한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정부의 권고에 은행들은 청해진해운 등 관련기업에 대출 등 자금을 지원해왔다. 하지만 은행권은 오히려 금융당국으로부터 '부실대출', '특혜 대출', '여신검사 부실' 혐의 등의 명목으로 뭇매를 맞고 있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5일부터 경남·산업·기업·우리 등 청해진해운과 관련 기업들에 큰 규모의 대출을 실행한 은행들에 대한 검사에 돌입한 상태다. 검사는 내달 8일까지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청해진해운과 관련 기업들에 대한 여신규모가 적은 은행에 대한 검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검사를 받고 있는 은행들은 관련 여신들이 확실한 담보를 통해 이뤄졌고, 현재까지 관련 여신에 대한 연체가 없는 만큼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세월호 참사로 인해 당국이 이와 관련된 기업 여신 등을 점검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에 따를 수밖에 없다.
대규모 정보유출 사태 이후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은행권은 검사가 진행된다는 것 자체만으로 다시 한 번 고객들의 신뢰에 타격을 입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특히 산업은행의 경우 '론 모니터링' 발령에도 불구, 청해진 해운에 대규모 여신을 제공했다는 사실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론 모니터링'은 2년 연속 매출이 감소한 기업의 경우, '경고성'으로 발령이 되는데 산은이 이 같은 사실을 무시하고 대출을 실행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하지만 산은은 청해진해운이 2010년 12월 거가대교가 개통된 후 해당 항로 여객선이 폐선되면서 2010·2011 매출액이 연이어 줄었지만 2012년부터는 수익성을 회복할 것이라고 판단, 100억원의 대출을 2012년 9월에 실행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청해진해운은 인천-제주 간 여객 항로를 독점하고 있었고 대출을 실행한 2012년에는 운임이 9% 올랐다. 또한 물동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에 수익환경이 좋아질 것이라고 판단, 대출을 실행했다"면서 "2010년과 2011년 청해진해운의 매출 감소는 거가대교 개통으로 인한 일시적인 매출 감소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청해진해운은 지난 2011년 11억5000만원의 순손실에서 산은의 대출이 이뤄진 2012년에는 13억4000만원의 순이익으로 전환됐다.
일각에서는 산은이 세월호 증축과 관련된 개보수 비용을 지원한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하지만 은행의 역할은 개보수를 담당하는 기업들의 사업비 제안서가 합당한지, 자금회수가 가능한지 등의 재무건전성을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세월호 참사의 책임소지가 엉뚱한 은행으로 쏠리고 있다는 볼멘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의 여파가 은행권으로 옮겨오고 있는 것 같다"면서 "정부에서는 해운업 등 침체 기업이나 여타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적극적으로 하라는 권고를 하고 있지만, 이제와서 불법대출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은행권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니 억울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에서 국세청이나 금감원을 통해 세월호와 연관된 기업들의 여신, 세금포탈 등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시가 내려왔으니 금감원에서도 점검에 나설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 "해당 은행들은 담보도 확실히 잡았지만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참사가 벌어졌기 때문에 검사를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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